잇단 찜통車 아이방치 사고에 자동차업계, 경보시스템 도입키로
미국서 지난해만 어린이 53명 찜통 차량서 숨져…현대차 등 20개사 참여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전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찜통 차량'에 방치된 어린이가 숨지는 사고를 막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에 경보시스템을 도입하기로 뜻을 모았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 20곳은 2025년까지 차량 뒷좌석에 탑승자가 남아있으면 이를 알려주는 '뒷좌석 경보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차량 재설계 문제가 있는 경우 2026년까지 한해 늦춰진다.
참여 업체는 제너럴모터스, 포드,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도요타, 혼다 등으로 미국 자동차 시장의 98%를 점하는 브랜드들이다.
업체들의 이 같은 결정은 미 의회가 신차에 대해 이러한 경보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할지를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나왔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는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에 이러한 경보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별로 시차는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월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대부분에 2022년까지 이 시스템을 기본 장착하겠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미 2016년부터 일부 모델에 이 기능을 도입한 GM은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기 전 뒷좌석에 아이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각적인 알림 기능도 계기판에 넣겠다고 밝혔다.
경보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차량 운행 전 뒷좌석이 열린 적이 있으면 운전자가 운행을 끝내고 내릴 때 뒷좌석을 한 번 더 확인하게끔 이를 일깨워주는 구조로 작동한다.
일부 자동차는 초음파로 뒷좌석에 앉은 어린이나 동물의 움직임을 감지해 안내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움직임이 감지되면 경적을 울리거나 운전자의 스마트폰으로 경보를 보내기로 했다.
미국에선 지난 20년간 800명 이상의 아동이 더운 날 차 안에 방치됐다가 숨졌다.
특히 지난해에만 20년 내 가장 많은 53명이 숨지자 상원 상무위원회는 지난 7월 신차에 뒷좌석 경보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승인했다.
위원회를 이끄는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상원의원은 "우리의 요구를 기본적으로 다 들어주면서도 오히려 더 빨리 도입했다"며 업체들의 결정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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