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매체 "반중성향 EU 의원, 홍콩서 시위 지도자들 만나"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반(反)중국 성향의 한 유럽연합(EU) 의원이 최근 홍콩을 방문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를 주도하는 핵심 인사들을 만났다는 중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일 홍콩 내 친(親)중국매체인 문회보(文匯報)를 인용해 독일 녹색당 소속의 라인하르트 뷔티코퍼 EU 의원이 최근 '홍콩 독립 세력'의 지도자급 인사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그가 만난 인사는 2014년 우산 혁명의 주역이자 야당인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인 조슈아 웡(黃之鋒)을 비롯해 홍콩 민주당을 창당한 마틴 리(李柱銘), 공민당 주석을 지낸 앨런 렁(梁家傑), 노동당 부주석 리촉얀(李卓人) 등이다.
문회보는 1일 뷔티코퍼와 마틴 리, 앨런 렁, 리촉얀이 함께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환구시보는 "(홍콩 인사들이) 뷔티코퍼 의원에게 최근 홍콩의 극단적인 폭력행위를 '항쟁'이라고 미화하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마구 먹칠했다"면서 "또 서방의 반중 세력에게 지지를 구걸했다"고 비난했다.
이어서 2009년부터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 중인 뷔티코퍼에 대해 극단적 반중국 성향 정치인으로서 중국 정부의 정책을 공격하고 홍콩 문제에 대해 지적해왔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시위 주도자들이 외국 정치인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다른 친중 홍콩매체 대공보(大公報) 보도를 인용해 지난달 6일 주홍콩 미국 총영사관 정치 부문 주요 책임자 A씨가 조슈아 웡과 네이선 로(羅冠聰) 등 데모시스토당 지도부를 만났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달 12일 홍콩주재 신임 미국 총영사와 함께 마틴 리 및 홍콩특별행정구의 2인자인 정무사장 직을 지낸 안손 찬(陳方安生)을 만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사무소는 1일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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