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2차대전 기념일에 러시아 겨냥 "제국주의 회귀 안돼"(종합)
우크라이나 공격 등 예로 들어…"주변국 외면은 공격 동의와 마찬가지"
獨의 폴란드 침공 당시 소련도 동부서 침공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발발 80주년 기념식이 열린 1일 러시아의 팽창정착을 비판했다.
두다 대통령은 이날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기념식장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제국주의적 경향성이 회귀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다른 국가를 공격해 땅을 차지하고 무력으로 국경을 바꾸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2008년 조지아를 공격하고,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것을 예로 들어 사실상 러시아를 겨냥했다.
두다 대통령은 "(주변국의) 외면은 평화를 위한 방식이 아니다"라며 "이는 공격성을 강화하고 추가 공격에 대해 사실상 동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포함한 글로벌 지도자들을 상대로 "(제국주의적 침략 국가에 대한) 제재와 단호한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어떤 군사적 침략도 단호하고 강한 반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다 대통령은 8천만명이 사망한 2차 세계대전에 대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무력충돌"이라며 우리는 자유세계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모든 사람들을 감사의 마음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소련은 1939년 9월 1일 새벽 독일이 폴란드 서부지역을 침공한 뒤 폴란드군이 밀리자, 동부지역을 침공해 사실상 폴란드를 독일과 분할 점령했다.
더구나 당시 폴란드는 독일에 선전포고를 한 영국과 프랑스의 군사적 개입을 원했지만, 외면을 받으면서 패했다.
이후 소련이 연합국에 가담한 후 독일군을 격퇴하며 바르샤바 동부 외곽으로 접근했을 당시인 1944년 8월 폴란드인들이 바르샤바에서 독일을 상대로 봉기를 일으켰으나, 소련군이 진격을 멈춘 가운데 봉기는 독일군에 제압됐다.
이에 폴란드에서는 소련이 자국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폴란드 저항세력의 분쇄를 바라며 고의로 상황을 방치했다는 의혹을 보내왔다.
폴란드는 현재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군의 추가 파견을 꾸준히 요청하는 등 군사적 동맹을 공고히 하려 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애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했지만,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의 미 플로리다 접근으로 일정을 취소했다.
대신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참석했다.
앞서 두다 대통령은 이날 새벽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공군의 첫 기습 폭격으로 민간인 1천200여명이 학살된 비엘룬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 "(생존) 목격자들이 모두 사라져도 우리는 2차 세계대전을 잊을 수 없다"면서 "이는 비엘룬, 그리고 폴란드와 외국의 다른 많은 곳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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