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산불' 트럼프의 브라질 편들기…보우소나루 SOS에 화답
G7 앞두고 전화로 지원 요청에 트럼프 "브라질 목소리 되겠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마존 산불을 둘러싼 프랑스와 브라질 신경전 속에 브라질 편을 들어주는 모양새를 취한 데에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의 유대가 영향을 미쳤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폐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준비하던 중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도움을 원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좌진에게 통화 연결을 지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프랑스와 캐나다를 포함한 강력한 G7 국가들이 아마존 우림을 황폐화하는 대규모 산불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부당하게 브라질을 괴롭히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브라질이 G7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목소리도 없이 내버려질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저함 없이 "전적으로 우리는 브라질의 목소리가 되겠다"고 대답했다고 WP는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당시 상황을 보도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G7 회의가 끝난 26일 산불 진압을 위해 G7 국가들이 2천200만달러의 긴급구호 대책을 승인했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어떤 해결책도 브라질과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지원금을 놓고 마크롱 대통령과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아마존 주권 침해', '모욕적 발언 철회' 등 신경전을 벌이던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두둔하는 태도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그는 아마존 산불에 대해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브라질 국민을 위해 모든 면에서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 힘 실어주기에 나선 것은 '브로맨스', '찰떡 궁합'이라고 불리는 두 사람의 관계가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극우 사회자유당 소속의 '아웃사이더' 정치인으로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당선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의 트럼프', '남미의 트럼프'로 불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아왔으며 자신을 '트럼프 숭배자'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는 브라질을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시키고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고려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책적으로도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행보를 보였다.
지난 3월 미국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는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브라질을 비(非)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으로 지정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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