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불법환적' 대만·홍콩 해운사 3곳과 대만인 2명 제재(종합)
한달만에 제재 단행…"불법환적 연루 인사·기관에 대한 제재 계속 집행"
북미협상 지연국면서 '압박 병행'…北 반응 등 실무협상 재개 영향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재무부는 30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불법 환적 등에 연루된 대만인 2명과 대만 및 홍콩 해운사 3곳(대만 2곳, 홍콩 1곳)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다.
이번 제재는 지난 20일 한미연합 군사훈련 종료 후에도 북미 간 실무협상 재개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현 제재에 대한 시행 및 집행을 지속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이와 함께 선박 한 척에 대해서도 '동결' 조치를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 선박은 이번에 제재 대상이 된 개인 및 해운사들이 지분을 가진 선박이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석유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유엔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북한의 계속된 불법적인 선박 대 선박 환적 실태를 부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이행에 대한 미정부의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걸 맨델커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보도자료에서 "재무부는 북한 선적의 선박들과의 불법적인 선박 대 선박 환적에 연루된 개인들과 기관, 선박들에 대해 미국과 유엔의 현 제재들을 이행하고 집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만적인 관행을 구사하려고 한다 해도 북한과 거래하는 해운사들은 자신들을 중대한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달 29일 베트남에서 외화벌이를 해온 북한 조선노동당 산하 군수공업부 소속 김수일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미국의 이번 독자 제재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맞물려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행된 것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관여를 통한 해결' 기조를 견지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하기 위해 압박도 가해나가겠다는 투트랙 행보 차원으로 보인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인터뷰에서 '강력한 제재'를 언급한 것을 두고 그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달 23일 담화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을 "미국 외교의 독초", "조미(북미) 협상의 앞길에 어두운 그늘만 던지는 훼방꾼"이라고 독설을 날리며 미국의 제재 거론에 강력히 반발한 상황에서 제재를 통한 대북 압박 유지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시 리 외무상이 "미국이 대결적 자세를 버리지 않고 제재 따위를 가지고 우리와 맞서려고 한다면 오산"이라며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어 있다"고 반발한 가운데 미국의 이번 제재가 실무협상 재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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