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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화수소 첫 수출허가…정부 "일희일비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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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화수소 첫 수출허가…정부 "일희일비 안한다"
앞서 포토레지스트는 두차례 수출허가…日정부 "수출허가 확인 못 해줘"

(서울·도쿄=연합뉴스) 김성진 고은지 기자·이세원 특파원 = 일본이 지난달 초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처음으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그동안 수출이 제한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대 품목 가운데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수출은 일본이 두차례 허가했지만, 불화수소는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당국자는 "오늘 일본이 불화수소 가스 수출 한건을 허가한 사실을 업계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수출 허가 신청은 일본이 수출 규제에 들어간 지난달 4일 전후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수출물량과 순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불화수소를 수입하는 기업은 삼성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회로를 새길 때 사용하는 필수 소재이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서 포토레지스트와 함께 확보에 주력했던 소재이기도 하다.

다만 일본 정부는 수출허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거부했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한국에 대한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느냐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리는 그런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개별 회사에 관련된 정보를 우리가 공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불화수소 수출을 허가했다는 정보가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불화수소 수출허가 조치에도 이를 일본의 입장이 전면적으로 선회했다고 볼 수 없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에 또 불화수소를 한 건 허가해줬다고 해서 일희일비할 사안은 아니다"라면서 "한국 정부 입장은 수출 규제를 무조건 철회하라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른 관계자도 "일본 언론에서도 수출규제로 일본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되면 수출허가를 안 내준 것 때문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됐다"라면서 "패소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이며 전반적 기조는 변한 것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 수출 금지가 아닌 정상 수출 규제임을 강조하려는 일본 정부의 명분 쌓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일본은 지난달 수출 규제 조치 이후 7일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허가했고, 19일에 추가로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승인했다.

이로써 최장 90일의 개별허가 심사 대상인 3대 품목 가운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만 아직 수출 허가가 나지 않았다.
일본에서 지난 7월 한 달간 한국으로 수출된 고순도 불화수소는 수출규제 영향으로 전월과 비교해 8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7월 품목별 무역통계에 따르면 반도체 세정 공정에 사용하는 불화수소의 지난달 한국 수출량은 479t으로, 전월 대비 83.7%가 급감했다.
불화수소는 일본 정부가 군사용도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출규제 강화의 근거로 삼았던 품목이다. 이 때문에 수출허가 가능성이 더 낮을 것으로 관측됐다.
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당초 합당한 근거를 밝히지 않았던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수출을 지연시키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며 "게다가 한국이 발빠르게 수입국 다변화를 꾀하고 국산화에 나서자 일본 수출기업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과 대화와 협상 여지를 조금씩 넓히면서도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sungjin@yna.co.kr, eun@yna.co.kr, sewon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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