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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대신 육성하려는 中 선전, 교육 인프라 부족 심각
학생 8만명 중 공립고 입학정원은 3만5천에 불과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홍콩 대신 집중 육성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광둥성 선전(深천<土+川>) 지역이 심각한 교육 인프라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SCMP는 지난해 선전 내 공립고등학교에 진학한 인원이 전체 고등학교 진학자 8만명 중 절반도 되지 않는 3만5천명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공립고등학교에 가지 못할 경우 학비가 비싼 사립고등학교에 가야하고, 일부는 선전을 떠나 학부모 고향의 학교로 옮기기도 한다. 해당 지역 출신 학부모의 자녀들을 모집하는 학교도 있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SCMP 인터뷰에서 자녀 교육을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다 병이 났다면서 "의사가 나뿐만 아니라 이러한 학부모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자녀를 좋은 공립고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학교 인근 아파트로 전입하는 방법이 있지만, 인기 학교 부근 아파트는 평방피트(약 0.09㎡) 당 가격이 1만4천 위안(약 237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다고 설명했다.
또 고등학교 입학시험 성적이 좋으면 좋은 공립고에 입학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 지나친 사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SCMP는 이러한 선전 지역 중산층 학부모들의 자녀교육 고민 탓에, 2035년까지 선전을 홍콩 같은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중국 정부의 '중국 특색사회주의 선행시범구' 건설 계획에 손상이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선전의 교육 문제는 1980년대까지 인구 수천 명에 불과하던 작은 어촌이 오늘날 1천300만명이 거주하는 대도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인구 증가에 맞춰 고등학교가 늘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생겼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선전 지역 초등학교는 344곳으로, 인구수가 1천500만명으로 선전과 비슷한 인근 광저우(廣州)의 961곳에 한참 못 미친다. 초등학교 교사 수도 광저우는 4만4천749명인 데 비해 선전은 2만7천795명에 불과하다.
SCMP는 선전시 인민대표대회에서 이례적으로 교육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올해 초 지역교육 당국이 학교를 지을 부지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선전 지역 공무원은 "선전 내 어떠한 지자체도 고등학교 부지를 무상으로, 또는 값싸게 제공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부지는 세수를 올릴 수 있는 부동산 개발이나 첨단기술 프로젝트를 위해 남겨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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