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월드컵 축구 예선전에 여성 입장 처음 허용할 수도"
10월 이란-캄보디아 지역 예선전에 일반 여성관중 허용 검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에서 열리는 공식 축구경기에 일반 여성 관중의 입장이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 체육·청소년부는 오는 10월 10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지역 예선 이란과 카타르 경기에 일반 여성 관중을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이 방침이 이미 확정됐다고 전했다.
잠시드 타기자데 이란 체육·청소년부 차관은 국영 IRNA통신에 "여성 관중이 캄보디아와 월드컵 예선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이 축구경기장에 입장하는 데 법적 제한은 없으며 이를 위해 기반 시설을 개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방침이 실행되면 이란에서 일반 여성 관중이 축구 경기장에 입장해 직접 관람하는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이 된다.
당시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신정일치의 종교 국가가 되면서 그 여파로 여성의 대외 활동이 제한되고 공공장소에서 남녀의 구별이 엄격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여성의 축구 경기 관람을 허용하지 않았다가 지난해 초에서야 이런 종교 관습적 제약이 풀렸다.
이란에서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이 아예 허용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6월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이란의 경기가 열렸을 때 아자디 스타디움에 여성이 입장, 대형 스크린으로 생중계되는 경기를 보며 단체 응원에 참여했다.
실제 경기를 본 것은 아니지만 축구경기장이라는 공간에 여성이 입장한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이었다.
같은해 10월과 11월에는 이란과 다른 나라의 공식 축구 경기에 선수의 가족, 취재진, 이란 여성 축구·풋살 대표 선수, 이란축구협회 직원 등 제한적이지만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여성의 관람이 허용됐다.
다만 칸막이와 경호 인력으로 여성을 위한 관람석을 남성과 엄격히 분리했다.
종종 여성 축구팬이 남장을 하고 경기장에 몰래 들어가곤 했으나 적발되면 벌금, 구금 등 처벌을 받았다.
이란과 외국의 경기가 벌어질 때는 이란에 사는 상대방 국가의 여성에 한해 자국 외교공관의 안내에 따라 단체로 입장할 수 있다.
이란에서 여성을 축구 경기장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 가운데서도 경기에 흥분한 남성 관중이 여성에게 욕설, 성희롱·성추행, 폭행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가장 일반적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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