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는 우리땅"…美공화, 그린란드 티셔츠 판매로 '돈벌이'
WP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관심 이용해 기금 모금 홍보"
(서울=연합뉴스) 강영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검토가 두 우방의 외교 갈등으로 비화한 가운데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돈벌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 의회위원회(NRCC)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25달러 이상 기부금을 내면 한정판 '그린란드 티셔츠'를 공짜로 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미국 지도가 그려진 평범한 티셔츠로 보이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미 본토의 우측 상단 코너에 그린란드를 마치 미국의 영토처럼 표기한 것이 눈에 띈다.
NRCC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성장을 도우려는 그의 노력을 지지하라"며 기부를 독려했다.
네바다주(州) 공화당도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만드는 것을 기념하는 티셔츠를 25달러에 팔고 있다.
미국과 그린란드를 각각 상징하는 두 캐리커처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과 "그린란드! 이것은 너의 땅, 우리의 땅이다"라는 글귀가 앞뒤 면에 새겨진 티셔츠다.
네바다 공화당은 트위터 계정에서 "그린란드를 51번째 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당신의 지지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를 두고 WP는 "공화당이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기금 모금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 방식은 "최근 북극 지역을 미국의 일부로 묘사한 두 번의 티셔츠 판매에서 입증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검토설은 지난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흘 뒤 "우리가 논의했던 것"이라며 이 사실을 확인하고 "전략적 이유로 그린란드에 관심이 있다. 이 문제를 덴마크 지도자들과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란드에 매장된 희토류의 가치에 트럼프 대통령이 눈독을 들인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려는 차원이라는 등 다양한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 터무니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오히려 이에 발끈한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3일로 예정돼 있던 덴마크 방문을 전격적으로 취소해버렸다.
그의 일방적인 정상외교 일정 취소는 외교 결례 논란을 일으켰고, 덴마크 정치권은 "황당하고 모욕적"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도 "언젠가 다시 일정을 잡기를 고대한다"며 수위를 낮추긴 했다.
한편 공화당의 톰 코튼(아칸소) 상원의원은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린란드 매입 아이디어를 제공한 인사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1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덴마크 대사에게 거래를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WP는 "코튼 의원이 그 생각을 처음 제기한 것인지는 불투명하다"며 백악관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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