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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제1당 오성운동 "연정 협상 착수"…새 내각 구성 논의 급물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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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제1당 오성운동 "연정 협상 착수"…새 내각 구성 논의 급물살(종합)
민주당도 오성운동과 손잡을 가능성 다시 언급…향후 수일간이 분수령
마타렐라 '2023년까지 임기 채워야' 조건 제시…불발시 총선으로 갈듯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가 사임하며 '극우 포퓰리즘' 연립정부가 해체된 지 이틀 만에 정치권의 새 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는 이날 대통령 집무실인 퀴리날레궁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과 면담한 뒤 취재진에 다른 정당과 연정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디 마이오 대표는 "몇 시간 전 탄탄한 새 연정을 구축하고자 필요한 협의에 착수했다"며 "우리는 배가 가라앉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정당과 협상 중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제1야당인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을 거론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니콜라 진가레티 민주당 대표도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성운동과 연정 구성을 타진해보고 싶다며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진가레티 대표는 이날 마타렐라 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에도 오성운동과의 연정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다만, 새로 출범할 연정은 우파 세력을 대체하는, 이전과는 다른 정부가 돼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총선으로 가겠다며 오성운동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도 숨기지 않았다.



오성운동과 민주당은 조직의 태생과 성격이 완전히 달라 오랫동안 의회 내에서 '앙숙'처럼 지내왔다.
오성운동은 민주당을 서민의 삶을 도외시하는 '엘리트 정당'이라고 비난하고 민주당은 대중 영합의 '포퓰리스트들'이라며 오성운동에 등을 돌렸다.
작년 3월 총선에서 최대 정당의 입지를 확보한 오성운동이 애초 제2당인 민주당과 연정 구성을 협의했으나 끝내 이견을 해소하지 못해 이념 성향이 판이한 극우 성향의 동맹과 연정을 꾸린 전례가 있다.
하지만 근래 지지율이 급상승한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부총리 겸 내무장관)가 지난 8일 일방적으로 연정 붕괴를 선언하고 조기 총선을 요구한 이래 두 당은 '반(反)동맹' 전선을 형성하는 등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기 총선을 통한 독단적인 극우 정권 출현을 막아야 한다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지 정가에서는 두 당의 합계 의석수가 상·하원 모두 과반에 육박한다는 점을 들어 현재의 권력 공백을 메울 유력한 대안으로 꼽고 있으나 좋지 않은 과거사 때문에 협상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한편, 마타렐라 대통령은 연정 구성 협의 둘째 날인 이날 오성운동·민주당을 포함한 5개 정당과 면담하고 새 연정 구성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연정 협상에 필요한 시간을 며칠 더 주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일단 연정을 구성하면 현 입법부 임기인 2023년까지 3년여를 차질 없이 이끌어가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동맹을 비롯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 이탈리아(FI), 또 다른 극우 정당인 이탈리아 형제들(FdI) 등 이른바 '우파 연립' 3당은 입을 맞춘 듯 조속한 총선 개최를 주장했다고 한다.
앞서 마타렐라 대통령은 연정 구성 협의 첫날인 전날 의회 상·하원 의장단 및 상원의 소수 정당 대표들을 만나 정국 위기 상황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이 자리에서 상원 소수당 대표들은 오성운동과 민주당 간 연정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또 부재중인 조르조 나폴리타노 전 대통령과 전화로 정국 타개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헌법은 연정 구성 등 국가적 이슈와 관련해 현직 대통령이 국가 원로인 전직 대통령과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연정 붕괴에 따른 정국 위기를 타개하고자 마타렐라 대통령이 주재한 이틀간의 정치권 협의는 모두 마무리됐다.
앞으로는 정당 간 개별적인 연정 협상에 따라 이탈리아 정국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정 협상이 끝내 무위로 돌아갈 경우 마타렐라 대통령이 의회 해산과 함께 조기 총선을 결단할 가능성이 크다.
정계 안팎에서는 연정 위기가 장기화할 경우 최악의 침체 국면에 있는 이탈리아 경제에 더 큰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마타렐라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 주 초·중반께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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