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룬 군사법정, 영어권 분리주의 지도자에 종신형 선고
"영어권 지역 치안 상황 악화" 우려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서아프리카 카메룬 군사 법정이 영어권 지역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다 체포된 지도자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20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카메룬 군사법원이 이날 줄리어스 시시쿠 아유크 타베(54)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아유크 타베는 지난해 1월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46명의 분리주의자와 함께 체포돼 카메룬으로 신병이 인도됐다.
국선 변호인인 마르탱 루터 아체는 이날 온건파로 평가받는 아유크 타베가 '테러와 분리주의' 등의 죄목으로 9명의 다른 피고인과 함께 기소돼 이들 모두 종신형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분리주의자들의 변호를 맡은 조제프 프루는 이들이 또한 4억2천200만 달러(약 5천100억 원)에 이르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프루 변호사는 그러면서 '정의가 조롱'당했다고 말하고서 피고인들이 군사 법정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변호인들은 피고인들이 항소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컴퓨터 엔지니어 출신인 아유크 타베는 지난 2017년 10월 영어권인 카메룬 북서부와 남서부 지역에 '암바조니아' 독립국 수립을 선포했다.
이어 카메룬 정부가 군대를 동원해 진압하는 과정에서 1천850명이 사망하고 53만명이 피란길에 오른 것으로 유엔 등 국제기구는 추산하고 있다.
불어권인 카메룬에서 영어권 지역은 전체 2천400만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영어권 지역 주민들은 카메룬 정부가 교육, 법률, 경제 등 영역에서 자신들을 차별한다며 분리독립을 주장해 왔다.
비영리 연구단체 국제위기그룹(ICG)의 한 전문가는 이번 판결로 "수주 내 해당 영어권 지역의 치안 상황이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전문가는 "지도자들이 아직 형을 받지 않아 한 가닥 희망을 품었던 분리주의자들이 이제 극단화의 길을 갈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영어권 분리에 반대하는 카메룬 주요 야당 사회민주전선(SDF)도 아유크 타베는 두터운 지지층을 두고 있다며 이번 판결이 분리 운동을 더욱 촉발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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