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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집 펜트하우스 당첨' 조성욱, 대출없이 전액 현금으로(종합)
청약가점 고득점…무주택·청약통장 가입기간 항목 모두 만점 받아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이대희 기자 = 장관 후보자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다주택 등 부동산 문제다.
집 문제가 국민 관심사인데다 특히 현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다주택자에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어, 후보자의 부동산 문제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받고 때로는 낙마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집 문제를 보면 참으로 특이한 이력으로 집 문제 때문에 곤욕을 치른 역대 다른 후보자들과 대조되는 후보가 있다.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된 조성욱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의 얘기다.
그는 평생을 무주택 상태로 있으며 10여년 이상을 서울 봉천동 20평대 아파트에 살면서 목돈을 모아 지난달 청량리 신축 아파트의 50평대 펜트하우스를 20억3천만원에 분양받으며 '내집마련'을 했다.
21일 국회에 제출된 조 후보자의 청약 관련 자료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 65층 펜트하우스(172.6㎡) 청약에서 1순위로 당첨됐다.
당시 5가구를 모집하는데 39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7.8대 1이었다.
강북권에서 가장 높은 65층으로 지어져 청량리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며 청약 과열 양상이 빚어진 곳이다.
조 후보자의 청약 가점은 54점으로 고득점권에 속했다.
가점은 84점 만점에 무주택(만점 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부양가족(35) 등 3가지 항목으로 점수가 부여되는데, 조 후보자는 독신으로 부양가족 항목에서 최저점인 5점을 받았음에도 무주택과 통장 보유 기간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고득점을 올릴 수 있었다.
조 후보자는 15년 이상 무주택자이면서 청약통장을 아끼며 보유하고 있었기에 두 항목에서 만점을 받아낸 것이다.
그는 2005년 3월 이후 지금까지 서울대 근처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84.9㎡)에 전월세 계약을 연장하며 계속 거주해 온 것으로 확인된다. 그동안 전세 보증금이 1억4천만원에서 3억원으로 배 이상 올랐고 2017년부터 30만~35만원의 월세가 붙었지만 조 후보자는 집을 옮기지 않았다.
그는 앞서 공정위를 통해 "그동안 본인 명의 주택을 한 번도 소유한 적이 없고 이번에 모친을 모시고 함께 살기 위해 큰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조 후보자는 아파트 분양대금 20억3천만원도 본인이 보유한 현금과 현재 거주 주택의 전세보증금으로 전액 충당한다.
그가 집 계약을 하며 써 낸 자금조달계획서에는 분양가 20억3천만원을 금융기관 예금액 12억8천만원, 주식·채권 매각대금 4억5천만원, 부동산 처분대금 3억원으로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채권은 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 4억원가량인데, 이는 재산신고할 때에는 예금으로 분류된 바 있다.
그가 2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사는데 대출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그가 신고한 현금 자산은 20억4천633만원에 달했다. 20여년간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고려대, 서울대를 거치며 받은 봉급과 부대수입 등을 꾸준히 모아서 축적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54점은 웬만한 단지에서 당첨될 수 있는 고득점"이라며 "자산이 많으면서도 청약통장을 아껴오다 고급 주택이 분양되면 과감하게 통장을 쓰는 사람들이 가끔 보이는데, 이와 같은 경우"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 후보자에 대한 공격거리를 찾아야 하는 야당은 그의 생애 첫 주택 마련을 보면서 복잡미묘한 심경이다.
장관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던 상태에서 노모와 본인 두 사람이 거주할 집으로 굳이 50평이 넘는 펜트하우스를 분양받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평생 무주택으로 검소하게 생활하며 돈을 모아 좋은 집을 마련한 것이 안 될 것은 없지 않으냐는 시각도 교차한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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