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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브렉시트 현실화하면 대혼란"…英정부 비밀문서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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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브렉시트 현실화하면 대혼란"…英정부 비밀문서 유출
통관 지연으로 물류 정체…연료·신선식품·의약품 수급 우려
英총리, 마크롱·메르켈 만나 "브렉시트 못 멈춘다" 말할 듯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극심한 혼란이 우려된다는 내용이 담긴 영국 정부의 비밀문서가 유출됐다.
이 문서는 국경 통관 지연에 따른 물류 정체와 연료, 신선식품, 의약품 수급 우려 등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18일 영국 국무조정실이 이달 초 펴낸 이런 내용의 비밀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이 문서는 비밀취급 인가권을 가진 이들 중 관련 내용을 '알 필요가 있는'(need to know) 사람만 열람이 가능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익명의 정부 고위 당국자는 '노랑멧새'(yellowhammer)라는 코드명이 붙은 이 문서에 대해 "이건 노딜로 일반 국민이 직면할 상황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평가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 것이 아니라 가능성이 큰 합리적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문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이후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에서 통관·이민 절차가 엄격해지는 '하드 보더'(Hard Border)가 시행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시위와 도로차단 등 거센 반발이 초래될 수 있다.
이 문서는 또한 국경 지역에서 물류 이동이 정체되는 상황이 수개월 이어질 경우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의 연료 수급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불해협을 통한 물류 이동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영국에서 프랑스로 건너가는 대형 트럭들은 프랑스 측 통관 절차 강화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최장 2.5일까지 통관이 지연될 수 있고, 일시적으로 물동량이 40∼60% 수준으로 급감할 수 있다고 이 문서는 예상했다.
영국 내 각 항구도 길게는 3개월까지 '심각한 혼란'(significant disruption)을 겪은 뒤에야 물동량이 현재의 50∼70%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분석됐다.
문서는 이 밖에도 ▲신선식품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의약품 수급 지연 ▲영국과 EU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의 어업권 분쟁 ▲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회복지 활동 위축 등 결과가 초래될 수 있으며, 시위 대응을 위해 상당한 경찰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출된 문서에는 EU 탈퇴를 위한 준비가 불투명하게 진행돼 온 데 대한 현 정부의 불만도 담겼다. 한 정부 소식통은 "역대 영국 정부들은 시민들이 비상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문서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의 관계가 어떠한 형태로 변화할지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관련 준비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선데이 타임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제1야당인 노동당과 여권 일각에서 추진되는 정부 불신임안이 가결된다면 EU 탈퇴 후 총선을 소집할 수 있다고 시사해 불신임 여부와 무관하게 노딜 브렉시트가 강행될 수 있다고 밝힌 와중에 이 문서가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이달 24∼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영국의 EU 탈퇴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정부 내 소식통을 인용해 존슨 총리가 두 정상에게 브렉시트 합의문 재협상이 이뤄지는지와 무관하게 기한인 10월 31일 영국이 EU를 탈퇴한다고 말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노딜을 기정사실로 하는 듯한 이런 강경 행보가 재협상을 관철하려는 '벼랑 끝 전술'이거나 브렉시트 이후 협상 재가동을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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