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슈피리어호 절벽 붕괴, 관광객 18명 간신히 사고 모면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오대호 가운데 가장 큰 슈피리어호수의 유명 관광지에서 호안(湖岸) 절벽이 갑자기 무너져 내려 카약을 타고 절경을 감상하던 관광객들을 덮칠 뻔한 사고가 있었다.
1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2일, 미시간 주 북서단 뮤니싱의 '픽처드 락스 국립호안'(Pictured Rocks National Lakeshore) 사암 절벽 일부가 붕괴하며 슈피리어호수 관광객들을 위협했다.
당시 18명의 관광객이 슈피리어호수에 카약을 띄우고 절벽을 따라 돌며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벽화' 픽처드 락스를 감상하던 중이었다.
붕괴 지점 인근 카약에 타고 있던 시카고 관광객 맥심 리고는 "투어 가이드 중 한 명이 절벽 바로 아래에서 설명을 해주고 있을 때 절벽 위에서 작은 돌들이 먼저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그가 급히 노를 저어 빠져나온 후 큰 돌덩이들과 흙더미가 소리를 내며 연달아 쏟아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리고는 "다음 순간 어떤 일이 이어질까 두렵고 겁이 나 열심히 노를 저으면서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 감탄스러웠다"며 "흙먼지가 카약 위로 날리고 오래된 기름 냄새가 났다"고 덧붙였다.
미국 슈피리어호반 '픽처드 락스' 절벽 붕괴 순간
이 장면은 드론을 이용해 픽처드 락스 풍광을 촬영 중이던 존 스미더스의 카메라에 잡혀 소셜미디어에서 관심을 모았다.
픽처드 락스 사암 절벽의 높이는 60m에 달한다. 흙 속의 다양한 광물질이 빚어낸 형형색색의 줄무늬가 바위에 물감을 칠해 놓은 듯하고 거대한 추상화처럼 보이기도 해 픽처드 락스란 이름이 붙었다.
미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슈피리어호수의 '파워'가 픽처드 락스 국립 호안을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노던미시간대학 지질학과 리처드 지글러 교수는 "슈피리어호수의 파도가 절벽의 하단을 계속 때려 경사가 점점 더 가팔라지게 됐다"며 "경사가 너무 가파르면 중력에 의해 절벽이 붕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약 그룹을 인솔한 '노던 워터스 어드벤처'(Northern Waters Adventures) 소속 관광 가이드는 "이번 경험이 안전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켰다"면서 "픽처드 락스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약 관광객들은 "우리의 경험은 다시없이 특별했지만, 동시에 비극적 사고를 가까스로 피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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