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공정위 과징금 절반도 못거둬…3년 넘은 악성체납 137억
작년 5천295억원 징수 결정했지만 수납액 2천393억원…수납률 45.2%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수납률이 2년 연속 50%를 밑돌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18 회계연도 결산 분석 보고서'를 보면 공정위의 작년 과징금 징수 결정액 대비 수납액을 뜻하는 수납률은 45.2%였다.
공정위는 작년 처분 금액과 2017년까지 미수납금액 등을 합한 5천295억원을 징수하기로 결정했지만, 수납액은 2천393억원에 그쳤다.
2017년은 과징금 1조2천994억원을 징수하기로 하고서 1조1천582억원을 거둬 수납률은 89.1%였다.
하지만 역대 최대 금액인 퀄컴 과징금 1건(1조311억원)을 제외한 실질 수납률은 47.3%로 역시 50%를 넘지 못했다.
2015년 60.0%, 2016년 60.1%와 비교하면 최근 수납률은 15%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수준이다.
작년은 다른 해와 달리 11∼12월에 과징금 부과 처분(총 1천477억원, 미납액의 51.3%)이 집중돼 납기(60일)가 돌아오지 않은 액수가 적지 않은 수준이기는 하다.
그러나 법위반자의 자산 부족으로 내지 못한 임의 체납 규모가 2016년 222억원, 2017년 287억원, 작년 386억원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2015년 1월 1일 이전 징수 결정분에 대한 체납액이 전체 임의 체납액의 절반에 가까운 137억원이라는 점이 문제다.
예정처는 "작년 공정위가 제출한 공정거래법 전부 개편안이 시행돼 과징금 부과 한도가 일률적으로 2배 늘어난다면 수납률은 현재보다 더 저조해질 가능성이 있어 수납률 제고를 위한 공정위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전체 과징금 부과 처분 현황을 보면 공정위는 작년 총 181건에 3천104억원을 부과해 액수 기준으로는 최근 5년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과징금 부과는 2014년 113건·8천44억원, 2015년 202건·5천890억원, 2016년 111건 8천39억원, 2017년 149건·1조3천308억원 등이었다.
예정처는 공정위가 2017년 퀄컴에 부과한 1조원대 과징금 소송 추이에 따라 혹시라도 생길지 모르는 환급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공정위가 2009년 퀄컴에 부과한 과징금 2천732억원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공정위는 이 판결에 따라 과징금 487억원을 직권 취소했으며, 환급가산금 153억원을 포함한 640억원을 퀄컴에 돌려줬다.
2017년 1조원대 부과 사건은 현재 서울고법에 계류 중으로, 행정소송 결과 일부만 취소돼도 한 회계연도 과징금 수납액을 넘어서는 환급가산금과 지연이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예정처는 "공정위는 적극적인 소송 대응을 통해 선진 경쟁정책 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송 추이에 따라 재원 확보 방안을 기재부와 사전 협의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환급가산금을 제외한 추가적인 지연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세입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예정처는 이 밖에 담합 사건 적발에 사용하는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 제도를 엄격히 운용해야 한다고도 했다.
공정위가 리니언시 제도를 활용해 적발한 담합 사건은 2007∼2018년 322건으로, 전체 적발 사건(504건)의 63.9%에 달한다.
예정처는 "리니언시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반복해서 담합을 하면 감면 혜택을 박탈하는 규정을 2011년 도입했지만 공정위 고시에 반복 위반 범위를 협소하게 규정해 지금까지 감면을 제한한 사건은 한 건도 없었다"며 "공정위는 엄격한 법 해석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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