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협약발효 1990년 이전 수입' 속여 밀수 판매 횡행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가 상아의 불법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오는 2021년부터 자국 내 관련 제품 판매를 일절 금지하기로 했다.
13일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립공원위원회는 전날 상아와 상아로 만든 제품의 판매는 물론 판매를 위해 관련 제품들을 전시하는 행위 등이 2021년 9월 1일부로 전면 금지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중국·홍콩·대만·미국 그리고 영국이 자국 내 상아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1990년 이전에 들어온 상아는 판매될 수 있다는 법적 허점을 이용하는 밀수 조치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다.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협약'(CITES)에 따라 1990년 이후로는 상아 등을 국가 간에 판매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야생 코끼리를 밀렵해 상아를 불법으로 획득하고도 1990년대 이전 상아로 속여 파는 불법 교역이 전 세계적으로 횡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역시 세계적 물류 중심지라는 점 때문에 상아 등의 불법 밀수가 이뤄지는 주요 국가 중 한 곳이다.
올해만 해도 베트남으로 향하던 37t의 천산갑 비늘과 9t에 가까운 상아가 관세 당국에 의해 적발됐다.
특히 지난달 22일 베트남으로 향하던 중 싱가포르항에서 적발된 8.8t의 상아는 시가 1천290만 달러(약 152억원) 상당으로, 아프리카코끼리 300마리를 밀렵해야 채취할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양이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