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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분양가상한제 부활…"집값 안정" vs "신축·전세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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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분양가상한제 부활…"집값 안정" vs "신축·전세가 급등"
상한제 개정 시행에 따른 집값 전망에 전문가들 반응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정부가 12일 분양가상한제 개선방안을 발표해 사실상 사문화했던 민간택지 상한제를 부활시키면서 앞으로 집값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 발표된 대책을 통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정 필수요건이 기존 '직전 3개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인 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바뀌었다.
현재 정부가 지정한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25개구 모든 지역, 과천, 성남분당, 광명, 하남, 대구수성, 세종 등 31개 지역이다.
2007년 9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전국에 동시 적용했던 과거와 달리,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 한정하는 방안을 선택해 가격 불안 진원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전면적인 분양가상한제가 아니라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적용 지역을 강화·완화 할 수 있는 핀셋 적용으로는 고분양가와 아파트값 급등을 막을 수 없다"는 내용의 비판 논평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특정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를 직접 통제해 사실상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로 한정하면서 전문가들은 분양가 인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상승률이 주택가격 상승률보다 월등히 높다"면서 "분양가 상승이 인근 기존주택 가격 상승을 견인해 집값 상승을 촉발하고, 다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이번 정부의 대책은 거품이 낀 집값의 하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며 "정부가 전매 제한과 실거주 요건을 함께 강화하면서 투기 수요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는 "현재보다 분양가가 20∼30% 정도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간 1.1%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상한제 실시로 낮아진 분양가는 청약 대기수요의 분양시장 관심을 증폭시키고, 재고 주택시장의 가격상승 압력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며 "정부 규제책에 대한 심리적 위축과 거래 관망, 저렴해진 분양물량에 대한 기대가 맞물리며 7월을 기점으로 반등하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과천 등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과 재개발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 약세도 불가피하다"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단기적으로 신축 아파트나 일반 아파트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지만, 거래가 증가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아파트를 굳이 사지 않고 저렴한 분양가의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관망 수요 증가, 그간 집값의 단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시중의 풍부한 부동자금을 고려할 때 주택 가격을 끌어내릴 정도의 파괴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에 따른 효력의 적용 시점을 재건축·재개발 단지도 일반주택사업과 동일한 '최초 입주자모집승인 신청한 단지'부터로 일원화하면서 정비사업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축 주택 공급량이 장기적으로 감소하면 준공 5년 차 안팎의 새 아파트들은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축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영향권에서 벗어난 데다 상한제 시행으로 공급 축소의 반사효과로 가격 상승의 기대감이 최근 시장에 강하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분양가 통제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만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재건축 아파트 사업 중단 등에 따른 공급 감소로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처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낮아진 분양가는 청약 대기수요의 분양시장 관심을 증폭 시켜 인기 지역에서 '로또 청약'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청약을 위해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며 임차시장에 머무는 분양 대기 수요가 많아지면서 아파트 입주량이 적은 지역은 국지적 전셋값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10월 5주차 이후 33주 연속 하락했던 서울 전셋값 변동률은 잠시 보합을 기록하다가 지난달 첫째 주 이후 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아파트 입주 예정 1만9천465가구 가운데 7천256가구(37.2%)가 쏠려 있는 강동구, 이르면 10월 이주 가능성이 있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는 인근 지역 전셋값 상승이 두드러질 수 있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3∼4년에서 앞으로 5∼10년으로 늘어난 것과 관련해서는 '로또 아파트'의 과도한 청약 과열을 일정 부분 진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전매제한이 10년 이상인 데다, 최대 5년간의 거주 의무까지 주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전매제한에 걸려 매물이 나오지 않아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전매제한에도 불구하고 서울 요지의 아파트는 가점이 60점은 넘어야 당첨을 기대해볼 수 있을 정도로 청약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며 "청약 가점이 낮은 실수요자도 기대감으로 전세 시장에 머물면서 전셋값 급등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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