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동부 군벌 "이슬람 희생제 명절에 휴전"
4개월만에 휴전요구 첫 수용…벵가지에선 폭탄테러로 유엔관계자 2명 사망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내전이 계속되는 북아프리카 리비아에서 동부 군벌이 10일(현지시간) 이슬람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에 휴전하겠다고 밝혔다고 AFP, dpa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의 대변인 아흐마드 알-메스마리는 리비아 동부도시 벵가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희생제에 트리폴리 외곽에서 군사작전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알-메스마리는 휴전이 이날 오후부터 12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은 지난 9일 밤 하프타르 측과 리비아통합정부(GNA)에 희생제를 맞아 휴전을 요청했고 리비아통합정부는 휴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성지순례(하지) 종료를 축하하는 희생제는 이슬람권의 최대 명절이다.
이슬람 신도들은 희생제에 양이나 낙타를 잡아 이웃과 나누거나 불우이웃을 돕는 자선(자카트)을 베푼다.
비록 휴전 기간이 수일에 불과하지만, 하프타르 사령관이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프타르 사령관이 지난 4월 초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명령한 뒤 유엔이 인정하는 통합정부와 리비아국민군 측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양측의 교전으로 1천93명이 숨지고 5천752명이 다쳤다.
리비아의 내전 격화를 틈타 테러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10일에도 벵가지의 상업지역에서 차량폭탄 테러로 유엔 관계자 2명이 숨지고 최소 8명이 다쳤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무장세력의 난립으로 혼란에 빠졌다.
현재 서부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와 동부를 통치하는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된 상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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