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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유모차·노년층 참여한 주말시위…"아이 미래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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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유모차·노년층 참여한 주말시위…"아이 미래 지키자"
공항시위는 이틀째 지속…中관영매체 "성조기 뺏으려던 여성 폭행당해"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10일 아침 유모차에 탄 어린이와 노년층 등이 참여한 시위가 열렸다고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이날 완차이에서 애드미럴티까지 2시간 동안 행진하며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자"면서 경찰에 공격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요구했다.
수백 명이 참여한 시위 현장에는 헬멧과 마스크 대신 유모차와 풍선이 등장했다고 SCMP는 전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아이들이 커서 어떠한 책이든 출판할 수 있고 자유롭게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취지를 밝혔다.
남편과 두살배기 딸과 함께 온 참가자는 "이 집회는 정부의 집회 금지조치 이후 몇 남지 않은 안전하고 승인된 집회 중 하나"라면서 "정부가 최루탄을 남용하고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한다"고 비판했다.
한 60대 참가자는 "지난 몇 달 간 다른 시위에 나갔었지만, 나이가 들어 빨리 걸을 수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경찰과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을 비판하는 탄원서를 전달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행정장관 집무실 외부의 바리케이드에 탄원서를 붙여두고 돌아왔다.

홍콩 국제공항에서 공항 이용객들에게 송환법 철폐에 대해 알리는 '공항 시위'는 이틀째 계속됐다.
이날 오전 시위대는 두 자릿수로 줄었다가 오후 2시께(현지시간) 약 300명이 추가 합류했다고 SCMP는 전했다.
시위대는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인쇄물을 배포하고 관련 포스터를 만들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전날 한 여성이 공항에서 시위대가 흔드는 미국 성조기를 빼앗으려다가 시위대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공항 안전요원들이 충돌을 막았고, 여성은 안전요원의 보호 아래 해당 장소를 떠났다.
또 한 남성은 시위대에게 공항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항의하다가 시위대에게서 눈을 맞았다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이날 타이포와 웡타이신 지역에서 예고된 집회와 다음 날 코즈웨이베이에서 노스포인트에 이르는 홍콩섬 동부와 쌈써이포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던 시위를 불허했다.
홍콩에서는 경찰이 '최고 수뇌부'로부터 명령을 받았고, 이번 주말 시위대에 대해 해산 시도 없이 대규모 검거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홍콩 경찰 고위관계자는 "그러한 정보는 정확하지 않다. 우리는 항상 사람들이 견해를 평화롭게 표출하도록 도우려고 한다"고 부인했다고 SCMP는 전했다.
그는 경찰이 앞으로 모든 집회를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부인하면서, 사안 별로 검토해 집회를 승인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11일 노스포인트에서 시위대의 대규모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했으며, 집회가 허용된 빅토리아 공원에 3천명 이상의 폭동진압 경찰을 동원해 치안을 강화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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