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사흘간 홍콩국제공항서 '송환법 반대 시위'(종합)
中, 캐세이퍼시픽에 경고…"폭력 시위 참여자가 비행 업무"
(홍콩·선양=연합뉴스) 안승섭 차병섭 특파원 =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9일부터 사흘간 홍콩 국제공항에서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송환법 철폐에 대해 알리는 시위에 나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9일 오후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는 공항 입국장에서 연좌 농성에 들어갔다. 시위대 규모와 관련해 SCMP는 수백명, 교도 통신은 수천 명 수준으로 파악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공항 이용객들에게 송환법 완전철폐 등 주요 요구사항을 담은 리플렛을 나눠줬고 "폭도는 없다. 독재가 있을 뿐이다", "홍콩 경찰이 부끄럽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성조기를 든 여러 명이 공항 내에서 이동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홍콩 국제공항 측은 이번 시위에 대응해 시위가 벌어지는 제1터미널에 대해 특별 보안 조치를 했다.
보안 조치에 따라 이날부터 사흘간 24시간 내 출발하는 비행기 표와 여권을 소지한 여행객이나 신분증을 소지한 공항 직원, 항공사 직원 등만 홍콩 국제공항 제1터미널 체크인 구역에 출입할 수 있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시위로 인해 출국 수속 등이 늦어질 것을 고려해 여행객들이 홍콩 국제공항에 여유 있게 도착하고, 미리 온라인으로 탑승 관련 수속을 마칠 것을 권고했다.
경찰은 공항 시위가 경찰의 허가를 받지 않은 집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위가 강행되더라도 평화롭게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에도 홍콩 국제공항에선 홍콩 시민과 항공사 직원, 홍콩 국제공항 종사자 등 1만5천여 명이 위안랑 역 '백색테러' 사건을 규탄하고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 등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었다.
한편 중국 민항국은 캐세이퍼시픽이 최근 수차례 안전위험을 드러냈다면서, '중대한 항공안전 위험' 경고를 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전했다.
민항국은 구체적으로 캐세이퍼시픽 비행 인원이 최근 폭력충돌에 참여해 폭동 혐의를 받고 있는데도 비행 업무에서 제외되지 않았다면서, 악의적으로 승객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건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일 자정(현지시간)부터 불법 시위나 폭력 행위에 참여·지지하거나 과격 활동에 참여한 전력이 있는 직원을 즉각 중국 관련 비행 업무 및 항공운송 업무에서 배제하도록 하는 등의 세 가지 요구 조건을 내놨다.
이밖에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천야딩(陳亞丁) 부정치위원은 이날 "부대는 홍콩의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지키는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사악한 분열주의 세력과 결연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SCM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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