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대형크루즈 진입 제한…"사고예방·경관보호"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세계적 명소 베네치아가 수상사고와 과도한 관광객 유입을 막고자 대형 크루즈 선박 통행 제한에 나섰다.
이탈리아 정부가 중량 1천t이 넘는 대형 선박에 대해 베네치아 중심부와 가까운 수로에 진입할 수 없게 단계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처로 대형 크루즈선은 다음 달부터 베네치아의 상징 산마르코 광장 부근을 지나는 '주데카 운하' 등에서 운항할 수 없고, 외부의 푸시나 또는 롬바르디아 터미널에 정박해야 한다.
당국은 내년 말까지 현재 선박의 3분의 1가량을 외곽으로 우회하게 할 방침이다.
대형 크루즈 통과 제한 조처는 잇단 수상 사고 후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올해 6월 선체 길이가 275m에 이르는 크루즈선 'MSC 오페라호'가 선착장과 소형 선박을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관광객 등 5명이 다쳤다.
또 지난달에는 악천후 속에 산마르코 광장 부근에서 크루즈선과 요트가 충돌 위기를 간신히 모면하는 일도 벌어졌다.
두 사건 모두 올해 5월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허블레아니호' 침몰사고와 같은 참사가 될 뻔했다는 걱정을 낳았다.
크루즈선 통행 제한 배경에는 사고 예방뿐만 아니라 밀려드는 관광객으로부터 도시를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영국 매체 BBC는 분석했다.
크루즈선 운항이 늘어남에 따라 수상 도시의 기반이 부식·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또 대형 선박은 베네치아의 경관을 해치며, 관광객을 과도하게 유입시킨다는 불만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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