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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아프리카박물관 빌려줬더니 '흑인분장 파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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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아프리카박물관 빌려줬더니 '흑인분장 파티' 논란
박물관·파티업체, 통제 부실 사과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벨기에 왕립 중앙아프리카 박물관을 대관해 열린 파티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흑인 분장을 한 것이 드러나 인종 비하 논란이 일고 있다.
8일(현지시간)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행사업체 '디 당상'은 지난 4일 테르뷰런 지역의 왕립 중앙아프리카 박물관을 빌려 '아프로하우스'라는 이름의 아프리카풍 파티를 열었다.
디 당상 측이 사전에 제시한 파티 드레스코드(복장 규정)는 콩고에서 유행한 프랑스식 정장인 '라 사프'(La sape)와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가상의 아프리카 국가인 '와칸다', '화려한 색감', '퓨처 아프리칸' 이었다.
그러나 일부 참가자들이 얼굴에 검은 칠을 하거나, 식민지 시대 의상을 입고 파티에 참석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파티 주최 측과 장소를 빌려준 박물관에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왕립 중앙아프리카 박물관은 과거 벨기에가 식민지로부터 약탈한 문화재를 전시하고, 제국주의적인 색채를 드러낸다는 비판을 받아온 곳이어서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패트리샤 슬랙'이라는 한 페이스북 사용자는 "백인들에게 아무리 아프리카풍 파티라고 해도 흑인 분장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몇 번이나 알려줘야 하는 거냐"며 이번 사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주최 측과 박물관은 서둘러 사과의 뜻을 밝혔다.
파티를 주관한 디 당상 측은 "일부 참가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드레스코드를 부정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데 대해 유감"이라면서도 "흑인 분장을 한 참가자 한 사람이 전체 파티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왕립 중앙아프리카 박물관도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박물관은 "처음 주최 측이 공지한 드레스코드가 아프리카인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조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관계자에게 수정을 요구했다"며 "일부 참가자들이 결국 파티에 편견이 담긴 의상을 입고 나타났다는 것은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을 잘못 판단했고, 사전에 분명한 요구사항과 기준을 세우는 중요한 역할을 박물관이 맡아야 했다"고 통제 부실을 시인했다.

s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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