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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계단에 앉기만해도 벌금"…로마 경찰 새 규칙 찬반 논란
"파시스트식 과도한 통제" vs "문화 유산에 함부로 앉아선 안돼"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하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콜로세움, 트레비 분수 등과 더불어 반드시 찾는 명소가 있다. 바로 스페인 계단이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젤라토를 맛있게 먹었던 그곳이다.
스페인 광장에서 삼위일체 성당(Trinita dei Monti)까지 135개로 이뤄진 스페인 계단은 관광객들이 시내 투어를 하다 앉아 잠시 쉬어가는 곳이자 현지인들의 만남의 장소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스페인 계단에 앉기만 해도 벌금을 맞을 위험이 있다.
6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마 경찰은 최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스페인 계단과 주변 문화재를 보호하고자 관광객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새 규칙을 시행하기로 했다.
"'로마의 휴일' 스페인 계단에서 못 쉰다"…관광객 통제 논란 / 연합뉴스 (Yonhapnews)
이에 따라 계단에 앉거나 눕는 행위가 금지된다. 계단에서 아이스크림 등 음식을 먹는 행위, 계단 아래 배 모양의 바르카치아 분수에서 물을 마시는 행위 등도 제한된다.
이를 어기면 정도에 따라 160∼400유로(약 21만∼54만원) 사이의 벌금이 부과된다.
로마 경찰의 이번 조치에 대해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대체로 관광객들은 지나치게 과도한 통제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멕시코에서 온 마르코스 모랄레스(35)는 "문화재를 보호하려는 시 당국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계단에 앉지도 못하게 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라고 불평했다.
일부에선 "거의 파시스트 수준의 과도한 조치"라며 재고를 요청하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에선 문화 유산을 보호하려면 어쩔 수 없다며 찬성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현지 주민인 스타일리스트 잔니 밧티스토니는 이번 조치를 "문명의 회복"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예술적 걸작에 함부로 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 당국은 2016년 문화재 보호 차원에서 스페인 계단 주변 야간 통행을 금지한 바 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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