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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트럼프 겨냥 "공포·증오 분위기 조성 지도자 말 배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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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트럼프 겨냥 "공포·증오 분위기 조성 지도자 말 배격"
총기참사 관련 침묵 깨며 트럼프 '인종차별적 언사' 우회 비판
총기규제법 개정도 거듭 촉구…힐러리도 '총기' 문제 언급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름을 직접 입 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지난 주말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총기참사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그 대응을 문제 삼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대국민 성명을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해 오다 이번에 입을 열었다. 앞서 지난달 27일 자신의 행정부에 몸담았던 아프리카계 관료 149명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 기고문에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모두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우리의 민주주의 특징이어야 할 관용과 다양성의 가치를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포와 증오의 분위기를 충족시키거나 인종차별주의적 정서를 정상적인 것인 양하는 지도자들,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악마시하거나 이민자들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이 우리의 삶의 방식을 위협한다는 식으로 암시하는 지도자들, 다른 사람들을 인간 이하로 간주하거나 미국이 특정한 종류의 사람들에게만 속한다고 암시하는 지도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이어 "이러한 말들은 새로운 게 아니다. 이곳 미국과 전 세계의 역사에 걸쳐 발생한 대부분 비극의 뿌리에 자리 잡고 있던 것"이라며 과거 미국의 노예제도와 흑인차별 정책,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르완다의 집단학살, 발칸 반도의 인종 청소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것은 우리의 정치와 공적 생활에서 발붙일 곳이 없다"며 "어떤 인종과 신념, 정파를 가졌든 간에, 선한 의지를 가진 대다수의 미국민이 명명백백히 이야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번 참사에 대해 "지구상 어떤 나라도 총기 난사의 빈도 면에서 미국을 따라오지 못한다"며 "어떤 선진국도 우리가 하는 수준으로 총기 폭력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기 난사가 벌어질 때마다 우리는 더 강경한 총기 규제법이 모든 살인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며 정신 이상자들이 무기를 구해서 공공장소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난사하는 일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면서도 총기규제법이 부분적으로나마 총기 난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지점에서 무기력하지 않다"면서 "우리 모두 떨쳐 일어나 공직자들이 우리의 총기규제법 개정에 나서도록 할 때까지는 이러한 비극은 계속 일어날 것"이라며 총기규제법 개정을 거듭 촉구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또한 "이러한 난사의 동기가 완전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엘패소 난사는 인종주의적 이데올로기를 끌어안으며 백인 우월주의를 지키기 위한 폭력적 행동을 해야 한다고 느끼는 개인들의 위험한 트렌드를 뒤따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이 백인 국수주의자 웹사이트에 의해 더 급진화돼왔으며 이들 혐오단체의 영향력을 완화하기 위한 더 나은 전략을 찾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대국민 성명 등을 겨냥, "사람들은 모든 다른 나라에서도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다. 사람들은 지구상에서 거의 모든 다른 나라에서도 비디오 게임을 한다"며 "차이는 총기이다"라고 쏘아붙였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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