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학자,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비난했다가 징역형
"30여년 독재 무세베니에 질렸다"…법원 선고에 '브래지어 퍼포먼스'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아프리카 중부 우간다의 한 여성학자가 장기 집권자인 요웨리 무세베니(74) 대통령을 페이스북으로 비난했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4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 우간다 수도 캄팔라의 법원은 유명 여성학자이자 국립 마케레레대학 연구원인 스텔라 은얀지에게 무세베니 대통령을 비난한 혐의로 징역 18개월을 선고했다.
은얀지는 징역형이 선고된 순간 법원에 연결된 동영상 중계를 통해 항의의 표시로 브래지어를 노출하는 이색적인 행동을 했고 법원에 있던 지지자들은 환호했다.
그는 선고일에 법원 출석이 허용되지 않자 매우 화가 났다고 AFP가 그의 변호사를 인용해 전했다.
은얀지는 최근 법정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이 우리를 30년 이상 괴롭혔기 때문에 나는 그를 괴롭힐 계획이었다"며 "우리는 독재에 질렸다"고 말했다.
은얀지는 작년 11월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을 공격한 혐의로 체포됐다.
"무세베니 대통령이 그의 어머니 자궁에서 타 죽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 문제가 됐다.
은얀지는 페이스북에서 무세베니 대통령을 꾸준히 비판해온 학자로 우간다에서 유명하다.
2017년에는 무세베니 대통령을 향해 "한 쌍의 엉덩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가 재판을 받은 뒤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우간다 법원의 징역형 판결이 표현의 자유를 훼손한다고 우려했다.
국제앰네스티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터무니없다"며 "비판에 대한 우간다 정부의 무관용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1986년 1월 이웃 나라 탄자니아의 지원을 받아 쿠데타로 집권했고 2021년 대선에서 6선을 노리고 있다.
2017년 12월 우간다 의회는 대통령 입후보자의 연령을 75세 미만으로 제한한 규정을 없앤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무세베니 대통령의 대항마에는 지난달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한 팝스타 출신 야권 지도자 보비 와인(37·본명 로버트 캬굴라니)이 꼽힌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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