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토종 애니메이션 '너자' 흥행 광풍…8일만에 3천억원
'주토피아' 꺾고 신기록…'애니메이션 굴기' 시작 평가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Ne Zha·나타)가 중국 극장가에서 미국 작품의 기록을 깨뜨리며 흥행 신화를 썼다.
3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6일 개봉한 이 영화는 중국에서 불과 상영 8일 만에 17억위안(약 3천억원)의 입장 수입을 올렸다.
이로써 너자는 중국 시장에서 국내외 작품을 통틀어 가장 흥행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됐다.
종전 1위였던 미국 애니메이션 '주토피아'가 45일간 15억3천만위안의 수입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너자'의 흥행 추세는 놀랍다.
중국의 영화 티켓 예매 플랫폼인 마오옌은 '너자'의 입장 수입이 44억9천300만위안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영화는 관람객의 입소문을 타고 스크린을 늘렸다. 리뷰 사이트 더우반의 평점은 8.6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너자는 중국 고대 신화 속 캐릭터다. 중국 도교의 호법신으로 '서유기'와 '봉신연의' 같은 여러 고전 문학 작품에 등장하며 풍화륜(風火輪)을 타는 것으로 묘사된다.
자오즈(만두)라는 이름을 쓰는 양위 감독은 대중들에게 익숙한 너자의 캐릭터와 설정을 비틀었다.
그는 이 영화가 사회적 고정관념과 운명에 맞서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혼세대마왕으로 잘못 태어난 너자가 인간 세계를 파괴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생각과 싸우며 영웅으로 거듭난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영화 평론가 장수판은 '너자'에 대해 "원숙한 각본이나 놀라운 특수효과, 독특한 형식의 엔터테인먼트 등의 덕분에 최고 수준의 중국 토종 애니메이션"이라고 평했다.
스촨 상하이 영화협회 부회장은 "전통 이야기를 현대 요소와 창의적으로 융합해 대중의 기대를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애니메이션 굴기(우뚝 섬)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초 전설 '백사전'에 바탕을 둔 애니메이션 '백사'도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한 이용자는 '너자'의 흥행 기록 수립 후 "전에는 상상 밖에 할 수 없었던 국산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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