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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예산·세제·금융·규제완화 전방위 대책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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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예산·세제·금융·규제완화 전방위 대책 가동
단기 대책 '기업 피해 최소화'에 집중…"물량·대체 수입처 확보 집중 지원"
대일의존도 낮추는 중장기 대책도 마련 예고…내주부터 차례로 발표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정부가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 한국 제외' 조치에 맞서 우리도 일본을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는 '상응 조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한, 정부는 일본의 이번 '추가 보복'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뿐 아니라 전 산업에서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예산·세제·제도·입법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는 대책의 밑그림을 발표하고,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는 그동안 '백색 국가 배제 상황'에 대비해 품목별·업종별 영향을 분석해왔으며, 그동안 마련해 둔 종합 대책에 따라 범정부적으로 신속하게 총력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우리도 백색국가서 日 제외'로 맞대응…"日조치 영향 159개 관리품목 지정해 밀착 대응"
2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의 발표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해 수출 관리를 강화하는 절차를 밟아나가기로 한 점이다.
정부가 그동안 검토 중이라고 했던 '상응 조치'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든 것이기 때문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 현재 전략물자 관련 수출입 고시에서 '가', '나' 지역으로 구분해서 운영하고 있고, 일본이 현재 '가' 지역에 해당되는데 '다' 지역을 신설해 일본에 다른 절차를 적용할 계획"이라며 "내주 초 종합 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관광, 식품, 폐기물 등의 분야부터 안전 조치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 일본의 3개 품목 수출규제 시행 직후 이미 언급했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준비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재차 언급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로 영향을 받는 159개 품목을 '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밀착 대응에 나선다.
이들 품목을 대일의존도, 파급효과, 국내외 대체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세분화해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백색국가 배제 조치와 관련된 전략물자는 1천194개이지만 배제 영향이 크지 않은 특정 품목을 제외하면 159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이들 품목도 상당 부분 품목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일의존도가 높은 일부 품목은 공급 차질 등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기업이 필요로하는 정보를 즉각적으로 제공하고 즉각적인 애로 해소를 위해 맞춤형 컨설팅도 제공한다.
온·오프라인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 제도와 영향, 정부 지원 내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전략물자관리원에 일본 규제 관련 정보를 한데 모은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한다.
단기적으로는 소재·부품의 안정적인 조달을 위해 물량·대체 수입처 확보를 지원한다.
수출규제 관련 품목 반입 시 신속히 통관되도록 24시간 상시통관지원체계를 가동하고 서류 제출 및 검사선별을 최소화한다. 159개 관리품목의 경우 보세구역 내 저장 기간을 연장하고 수입 신고지연에 대한 가산세를 면제한다.
새로운 해외 대체 공급처 발굴을 위해 조사 비용 중 자부담을 50% 이상 경감해주고, 대체 수입처 확보를 도와주는 거점 무역관을 지역별로 지정한다.
또, 품목이 아니라 기업의 능력에 따라서 특별 일반포괄허가를 허용하는 일본 'CP 기업 제도'를 우리 기업이 충분히 활용하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 "기업 피해 최소화"…예산·세제·금융 등 가용 수단 총동원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재 등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예산·세제·금융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동안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해 둔 각종 지원책도 이날 공개됐다.
우선 당장 수출규제 대응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착수해야 하는 사업에 이번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2천732억원을 현장에 투입한다. 추경 예산은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기술개발, 실증 및 테스트장비 구축, 설비투자 자금 지원 등에 쓰인다.
또 다음달 국회에 제출하는 내년도 예산안부터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요 예산을 획기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도 1조원 넘게 관련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이미 밝혔으며, 추후 상황에 따라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양한 세제 지원책도 마련됐다.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 세액공제 적용대상을 확대한다.
중소·중견 기업에 최대 40%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신성장동력·원천기술 R&D 세액공제' 대상에 일본의 3개 수출규제 품목 중 빠져있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비롯해 일본 수출규제 영향을 받는 품목들을 추가할 계획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대체국에서 해당 물품이나 원자재를 수입하면 기존 관세를 40%포인트 내에서 경감해주는 할당 관세를 적용해 업체 부담을 덜어준다.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줄이기 위해 해외 핵심 소재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경우 세제 혜택을 줄 계획이다.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관세, 세정 지원 조치도 마련됐다.
관세 납기를 연장하고 분할 납부를 시행하며 관세 조사, 외환검사, 원산지 검증 등을 유예한다.
기업이 어려움 극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국세 납기를 연장하고 징수를 유예하며,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조기 지급하고 세무조사도 유예하기로 했다.
피해 기업이 자금 애로를 겪지 않도록 금융 지원에도 나선다.
피해기업 대상 대출·보증 만기 연장을 추진하고 최대 6조원의 운전 자금을 추가 공급한다. 설비 투자, R&D, M&A 자금 수요도 다각도로 지원한다.
각종 규제도 완화한다.
수출규제 대응이 필요한 업체에 대해 제품개발 R&D 등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화학물질 등의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주52시간 근무제 시행과 관련해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고 재량근로제도 적극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소재·부품 물량의 조속한 대체를 위해 생산설비 신·증설도 적극 지원한다.
2021년 일몰 예정인 소재부품특별법을 상시법으로 전환하는 등 관련 법도 정비한다.


◇ "대일 의존도 낮추자"…'체질 개선' 초점 중장기 대책도 마련
일본의 경제 보복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산업의 대일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경제 체질을 강화하는 중장기 대책 마련에도 나선다.
정부는 우리의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주 발표한다.
여기에는 주력산업 공급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100여개 전략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R&D 등에 매년 1조원 이상 대규모 추가 지원을 하고, 자립화가 시급한 핵심 R&D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세액공제 등을 추진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또한, 대·중소기업이 상생 협력하도록 수요-공급기업 간 수직적 협력 모델, 수요-수요기업 간 수평적 협력 모델도 구축한다.
이와 별도로 이달 말까지 R&D 투자전략 및 프로세스 혁신 등을 담은 범정부 차원의 별도 종합대책을 마련한다.
핵심 원천소재 자립역량 확보가 목표로, 여기에는 전략 소재 기술, 인재 양성 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지원책이 담길 전망이다.
오는 4일 열리는 당정청 회의에서 최종 조율을 거쳐 내주부터 차례로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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