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금광개발업자들 원주민 보호구역 습격…지도자 살해
보우소나루 정부 개발 우선 정책에 화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북부지역에서 총기로 무장한 금광개발업자들이 원주민 보호구역을 습격해 원주민 지도자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10∼15명으로 추정되는 금광개발업자들이 지난 24일 브라질 북부 아마파 주(州) 마리리 고원의 와이앙피 원주민 보호구역을 습격해 원주민 지도자를 총기로 살해하고 달아났다.
원주민들은 총을 든 사람 10여 명이 들이닥쳤으며 자신들의 '에미라 와이앙피'라고 불리는 자신들의 지도자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환경보호를 주요 당론으로 하는 정당인 지속가능네트워크(Rede)의 한도우피 호드리게스 연방상원의원에 의해 외부에 알려졌으며, 브라질 연방경찰과 국립원주민재단(Funai)도 내용을 확인했다.
연방검찰과 연방경찰은 와이앙피 원주민 보호구역의 금광을 노린 개발업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아마파 주와 파라 주의 경계 지역인 마리리 고원에는 1천300명 정도의 와이앙피 원주민들이 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광개발업자들이 와이앙피 원주민 보호구역을 습격한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 일어난 일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원주민 보호구역에 대한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일어나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금광개발업자들이 원주민 보호구역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개발 우선 정책은 원주민들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광개발업자들의 표적이 되는 원주민 보호구역은 아마존 열대우림을 낀 브라질 북부 아마파 주와 파라 주, 혼도니아 주, 호라이마 주에 주로 분포돼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투자 유치, 고용 확대 등을 내세워 개발 우선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환경법 위반 기업에 대한 벌금 감면과 아마존 열대우림 원주민 보호구역 내 광산개발을 허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환경·인권운동가들은 '환경보호와 개발의 조화'라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정책 기조에 의구심을 표시하면서 무리한 개발로 환경 파괴가 더 심해지고 원주민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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