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의원회의 한국 대표단 美도착 "日규제 잘못 지적할 것"
"수출규제는 강제징용에 대한 보복"…3국회의·美의원 면담 예정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의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한국 대표단이 24일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방미단 단장인 민주당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이수혁, 자유한국당 최교일, 바른미래당 유의동 이상돈 의원 등 5명은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했다. 민주당 박경미, 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25일 도착한다.
한미일 의원회의는 의회 차원의 정치·외교 협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03년부터 각국의 수도인 서울, 워싱턴, 도쿄를 돌며 연 2회 회의를 여는 3국 의회 간의 친목 채널이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양국 관계가 급랭하고 외교 채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어떤 대화와 협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특히 방미단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적극 알리고 미국의 협력을 유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해 한일 의원 간 치열한 기싸움 속에 3국 회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정세균 전 의장은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상대측에서 어떻게 호응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정부가 펼치는 외교를 측면 지원하고 의회 외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일본의 수출 규제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지적하고 일본의 동의를 구하는 한편 미국 측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일 공조, 특히 군사·외교·안보 쪽에 한미일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한데 만약 경제적 문제로 한일 간 갈등이 고조된다면 미국 측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측에 그런 점을 당연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혁 의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의 연원은 경제문제에서 출발한 게 아니라 강제징용 때문에 생긴 것 아니냐"라며 "근원적인 문제를 한미 간 의견을 교환하고 우리 입장을 잘 설득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교일 의원은 일본의 규제에 대해 "강제징용 부분에 대한 보복이다.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전쟁하면 양국이 다 큰 피해를 볼 것이다. 양국 간 대화로서 좋은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그런 협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간 대화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감정대립으로 흐르고 있어 대화 채널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의원단 사이에 대화의 물꼬를 트고 서로 대화를 하다 보면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고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방미단은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톰 코튼(공화당) 상원의원, 하원 외교위 동아태 소위원장을 맡았던 테드 요호(공화당) 의원 등을 면담한다.
26일에는 국내정세, 3국의 경제 및 무역 이슈, 북한·러시아·중국 등 안보 이슈 등을 놓고 3개 세션의 토론을 벌이는 3국 의원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방미단은 지난 2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처리된 '일본 정부의 보복적 수출규제 조치 철회 촉구 결의안'을 각국 의원단에 전달할 계획이다.
일본 의원단은 미국 측 의원들과 양자 회의도 별도로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 "3국 회의 전에 미일 회의가 쭉 있었고, 우리는 뒤늦게 출발해 합류했다"며 "보통 (3국) 회의 하루 전에 미일 회의를 쭉 해왔다고 한다. 우리는 한미나 한일 간 별도 양자협의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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