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도 가족" 대전 녹원아파트 경비실 에어컨 설치 완료
대전충남 녹색연합, 내달 일부 경비실 옥상에 태양광 패널 설치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경비원도 가족'이라며 대전 한 아파트 주민들이 나서서 추진한 찜통 경비실 에어컨 설치가 마무리됐다.
24일 대전 서구 둔산동 녹원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주민들은 전날 오후 아파트 경비실 11곳에 벽걸이형 에어컨을 설치한 뒤 자축 행사를 열었다.
주민 투표를 통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기로 한 지 한 달 만이다.
자축 행사에는 경비원들과 입주자 대표들은 물론 주민들도 함께했다.
경비실 11곳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데 든 비용은 모두 400만원가량.
전액 아파트 예비비로 충당했다.
또 에어컨 가동에 필요한 전기는 공용전기를 사용할 예정으로, 주민 추가 부담도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 말 전기요금 부담 등을 이유로 입주자대표회의가 거부한 경비실 에어컨 설치 문제를 주민투표로 통과시켰다.
주민들은 추가 관리비가 들더라도 경비원들을 위해 에어컨을 설치하자고 뜻을 모았고, 전체 주민 1천200명 중 618명이 참여한 주민투표에서 유효표 461명 가운데 456명이 경비실 에어컨 설치에 찬성했다.
이 아파트 주민 황유미 씨는 "무더위가 계속되는데 경비실에 에어컨이 설치돼 뿌듯한 마음"이라며 "경비아저씨들이 쾌적하게 여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비원을 가족같이 생각한 주민들의 결정이 알려지면서 환경단체가 '착한 에어컨에는 착한 전기를 사용하자'며 경비실 태양광 패널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대전충남 녹색연합은 미세먼지 줄이기 등을 위해 모금한 기금을 활용해 경비실 11곳 가운데 3곳에 300W급 태양광 패널을 2기씩 설치할 계획이다.
경비실 태양광 패널은 늦어도 다음 달 초순이면 설치될 예정이다.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을 때는 전기를 공용전기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단체는 나머지 경비실에 대해서도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양흥모 대전충남 녹색연합 책임활동가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태양광 패널 설치 대상 경비실을 논의하고 있다"며 "폭염이 계속되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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