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문가 "KADIZ 진입은 미국과 거리 두라는 중국의 경고"
"한일관계 악화 속 양국 반응 시험하려는 의도 담겨" 분석도
"中, 동중국해 작전 강화…양국 군용기 더 자주 마주칠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23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은 한국 정부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거리를 두라는 중국의 경고라는 중국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다.
상하이의 군사전문가 니러슝(倪樂雄)은 중국이 동중국해 일대에서 미국의 군사활동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니러슝은 중국 군용기의 KADIZ 무단 진입에 대해 "이는 미국의 동맹인 한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며 "'우리가 여기 있으니 특히 미·중 무역전쟁 중에는 미국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는 뜻을 담은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중국 H-6 폭격기 2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와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해 우리 공군의 F-15K와 KF-16 등이 경고사격을 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한일관계 악화 속에서 양국의 반응을 시험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히나타-야마구치 료 부산대 초빙교수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무단 진입에 대해 "이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과 그 동맹국에 맞서고자 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인근 비행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하고 독도 문제 등을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양국이 여기에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시험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KADIZ 무단 진입과 같은 사태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관측도 제기됐다.
중국군 총참모부 상교(대령) 출신의 군사전문가 웨강(岳剛)은 "한국과 중국은 방공식별구역(KADIZ)이 겹치기 때문에 양국 군용기는 앞으로 더욱 자주 마주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은 동중국해와 동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작전들을 수행할 때는 ADIZ를 지나게 된다"면서 ADIZ는 영공이 아니므로 한국과 중국이 충돌할 필요는 없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KADIZ는 국가안보 목적상 외국 군용항공기의 식별을 위해 한반도 주변 상공에 설정한 임의의 구역을 말한다.
정부는 2013년 제주도 남단의 이어도까지 확대한 새로운 KADIZ를 선포했는데, 여기에는 우리 영토인 마라도와 홍도 남방의 영공, 이어도 수역 상공이 포함됐다.
이는 중국이 제주도 남단의 KADIZ와 일부 중첩되고 우리 관할 수역인 이어도가 포함된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하자 취한 조치였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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