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日 수출규제 힘 합쳐야…당당하게 해 나가겠다"(종합)
시도지사 간담회서 '규제혁신' 역설…"부품·소재 국산화 어려워도 가야할 길"
"그간 일본 협력에 안주…역량 총동원해 어려움 극복·日의존도 낮출 것"
"규제혁신은 생존 문제…新기술 개발·사용 환경 조성"
"국민 삶 바꿀 수 있어야 진정한 규제혁신, '입국장 면세점' 대표적 사례"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성장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사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규제자유특구, 지역 주도 혁신성장의 중심'을 주제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최근 미중 무역분쟁 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주력산업이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다. 모두 힘을 합쳐야 하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부품·소재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는 어려워도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에도 선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정운영 동반자로서 지방정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래로 나가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혁신이 필요하며 중앙정부가 발 빠르게 하지 못하는 선제적인 실험, 혁신적인 도전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시도지사 간담회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5번째로, 작년 8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등으로 닥친 어려운 국내 경제 상황을 돌파할 열쇠로 '규제혁신'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신기술 개발과 국산화 등으로 현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산업화 시대 규제혁신은 선택 문제였지만 업종·권역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규제혁신은 생존 문제"라며 "정부는 규제혁신을 국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고 기업의 새 도전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부터 시행된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제품 임시허가를 통한 시장 출시 시기 단축, 신설 규제의 경우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 적용, 공직자의 규제입증책임제 등 개선 사례를 들면서도 "우리 국민과 기업은 더 과감한 규제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기업이 '이 정도면 됐다'고 느낄 수 있는 혁신의 비등점에 도달하려면 상징성이 큰 규제 개선과 함께 규제를 담당하는 일선 행정의 변화가 더 필요하다"며 "정부는 규제샌드박스에 더해 올해 4월 규제자유특구제도를 도입했고 오늘 최초로 7개 지자체에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했다"고 소개했다.
정부는 강원(디지털 헬스케어), 대구(스마트 웰니스), 전남(e-모빌리티), 충북(스마트 안전), 경북(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부산(블록체인), 세종(자율주행) 등 7개 지자체를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했다.
문 대통령은 "규제자유특구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규제를 해소하면서 신기술 실증과 사업화를 통해 혁신성장을 지방 성장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최근 도입한 '입국장 면세점' 사례를 거론하며 "국민 입장에서 생각한 규제혁신의 대표적 사례"라며 "국민 삶을 바꿀 수 있어야 진정한 규제혁신이며, 이런 관점의 변화가 규제혁신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규제자유특구는 이제 시작 단계이며, 더 빠른 규제혁신을 위해 규제혁신 방법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우리 경쟁상대는 글로벌 시장으로, 해외로 가는 국내 기업의 발걸음을 돌리고 외국의 우수한 기업·자본을 유치할 보다 과감한 규제개선과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 직후 시도지사들과의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시도지사들은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대처에 감사를 표하고 지자체도 정부 대응에 적극 호응하며 힘을 보태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당당하게 해 나가겠다"며 시도지사들의 동참에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해결해야겠지만 이번이 우리에게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도 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할 능력이 충분한데도 일본의 협력에 안주하고 변화를 적극 추구하지 않았던 것 같고, 중소업체가 개발에 성공해도 수요처를 못찾아 기술 등이 사장되기도 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역량을 총동원하면 지금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시도지사들을 직접 만나니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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