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악수 거부당하고 야유까지…'씁쓸한 2관왕' 쑨양
자유형 200m서 1위 실격으로 우승…동메달리스트 영국 스콧, 사진 촬영 거부
(광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쑨양(28·중국)이 이번에는 두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하지만 몇 초 뒤 전광판에는 '1위'가 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다나스 랍시스(리투아니아)의 이름 옆에는 실격을 뜻하는 'DSQ'가 선명했다.
서로 얼싸안고, 심지어 울먹이는 이도 있을 정도로 감격한 중국 팬들과 마주한 관중석에선 야유가 터져 나왔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셋째 날 경기가 이어진 23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펼쳐진 장면이다.
앞서 자유형 400m 4연패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쑨양은 200m 결승에선 1분44초93로 처음엔 2위였으나 1위(1분44초69)였던 랍시스의 부정 출발이 지적되면서 행운 섞인 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중국 팬들의 큰 환호성으로 경기장이 뒤덮였던 400m 때와는 달리, 이번엔 대회 내내 논란을 몰고 다니는 그를 향한 야유도 못지않게 나왔다.
이틀 전처럼 쑨양은 손바닥으로 수면을 내리치는 세리머니를 했지만, 그때만 한 힘을 느낄 순 없었다.
약물 논란과 관련해 끊임없이 그를 비판하던 맥 호턴(호주)이 4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우승자 쑨양과 시상대에 함께 서기를 거부한 사건이 있었던 이후라 경기만큼이나 시상대에 시선이 쏠렸다.
그때의 일을 의식해서인지 쑨양은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과 후, 두 번이나 양옆에 선 메달리스트와 악수를 했다.
메달을 목에 걸기 전 은메달리스트 마쓰모토 가쓰히로(일본), 동메달리스트 마르틴 말류틴(러시아)과 차례로 악수한 뒤 공동 동메달리스트인 던컨 스콧(영국)과도 악수하려 했으나 스콧은 그를 외면했다.
쑨양은 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를 치기도 했다. 메달 시상이 끝나고서는 마쓰모토, 말류틴과만 악수했다.
여기에 스콧은 시상대 위 사진 촬영 순서 때 호턴이 그랬던 것처럼 쑨양과 함께 찍는 것을 거부했다.
나머지 세 명과 멀찍이 떨어진 채 뒷짐을 진 스콧을 향해 선수 관람석을 중심으로 지지의 환호성이 나왔고, 중국 팬들은 야유했다.
시상대에서 내려와 풀 앞에서 사진을 찍을 때도 스콧은 홀로 카메라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더니, 나머지 세 선수가 모여있는 곳 뒤를 무심하게 지나쳤다. 쑨양을 비롯한 세 선수를 향한 카메라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질 때였다.
유유히 퇴장하던 스콧은 자신을 위한 환호가 터져 나왔던 그쪽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며 다시 한번 시선을 끌었다. 환호와 휘파람은 금메달리스트 쑨양이 아닌 스콧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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