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최초 좌파연정 한발짝 앞으로…오늘 표결
제1당인 중도좌파 사회당, 급진좌파 포데모스와 연정협상 돌파구 마련
산체스 임시총리, 최저임금 추가인상 등 사회보장카드 제시…급진좌파에 러브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내각 구성을 위해 급진좌파진영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스페인 집권 사회노동당(PSOE·중도좌파)이 좌파진영에 '러브콜'을 보냈다.
조기총선 승리 이후 야권과의 정부구성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임시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최저임금 추가 인상 등 사회보장 확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의회에서의 1차 정부 구성안 표결을 하루 앞둔 이 날 산체스 총리는 하원에 출석해 현재 월 1천50유로인 스페인 최저임금의 추가인상, 연금 인상률의 물가 상승률 연동, 교육예산 인상 등의 구상을 발표했다.
산체스 총리는 "공공부채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공공 투자를 다시 늘리고, 사회적 투자를 강화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게 되면 지난 1월 최저임금을 22% 인상한 데 이어 한 차례 더 올리고, 교육투자를 GDP의 5%로 대폭 확대한다는 구상으로, 이는 급진좌파 포데모스를 향한 사회당의 '구애' 성격이 짙다.
지난 조기 총선에서 제1당이 된 사회당이 정부를 구성하려면 급진좌파 포데모스(42석)와 기타 소수 지역 정당들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28일 조기총선에서 산체스 총리가 이끈 사회당은 하원 350석 중 123석을 획득해 과반에 못 미치는 '절반의 승리'를 거뒀다.
사회당은 이후 임시 총리 체제 하에서 포데모스를 상대로 석 달 간 연정협상을 벌여왔지만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다가 지난 19일 포데모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가 그동안 고집해온 각료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한발짝 물러남에 따라 돌파구를 맞았다.
산체스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연정) 협상 타결이 쉽지는 않다"면서도 "우리는 좌파의 약속으로서 단합됐다"고 말했다고 엘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이 전했다.
이는 지난 4월 총선에서의 민의가 범좌파 진영을 지지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므로 좌파가 연합해 반드시 연립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인 하원의 정부 구성안 1차 표결은 23일 이뤄진다.
여기서는 산체스 총리가 제출한 구성안에 대해 과반의 찬성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구성안이 2차 표결에서 의결되지 않으면 24일에 2차 표결이 이뤄진다.
과반의 찬성이 필요한 '절대 다수결'인 1차 표결과 달리 2차 표결은 반대보다 찬성이 많기만 하면 되는 '단순 다수결'로 이뤄진다.
포데모스가 사회당에 표를 몰아줄 경우 2차 표결에서 정부 구성안이 통과돼 스페인 사상 최초로 좌파연립정부가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2차 표결에서도 사회노동당의 연립정부 구성안이 의결되지 않으면 스페인은 또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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