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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존슨 내각,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은
해먼드 재무·고크 법무 등 이미 사퇴의사 밝혀
'넘버 2' 재무장관에 랍·자비드·핸콕 등 거론
여성 각료 중용 여부 관심…러드·모돈트 등 내각 남을 듯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55) 전 외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신임 보수당 당대표 및 영국 총리에 선출되면서 차기 내각을 어떻게 꾸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총선을 통해 집권당이 바뀐 것이 아닌 만큼 기존 내각 각료 중 계속 남아 있는 이들과 함께 일부는 각료직을 내려놓고 백 벤처 의원(backbencher·내각에 참여하지 않은 평의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혼란 상황에서 취임한 테리사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EU) 잔류파와 탈퇴파를 아우르는 통합 내각을 꾸렸다.
심지어 브렉시트파 수장이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을 외무장관에 기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 신임 총리로 내정된 존슨 전 장관은 그동안 자신의 내각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밝혀온 만큼 새 내각은 브렉시트 강경론자 위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현 내각에서 친 EU 성향의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 등은 존슨 내정자의 '노 딜' 브렉시트 추진에 동의할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해먼드 장관은 지난 21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존슨 전 장관이 총리가 된다고 가정할 경우 그의 내각에서 일하려면 '노 딜'을 수용해야 한다. 내가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일"이라며 메이 총리가 물러나기 전에 자신이 자리를 떠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등도 사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 딜' 반대파였던 앰버 러드 고용연금부 장관은 최근 새 총리가 EU와 브렉시트 합의안을 재협상하기 위해서는 '노 딜'을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고 태도를 바꿔 내각에 계속 남아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에 이어 영국 내각에서 사실상의 '넘버 2'인 재무장관에는 또 다른 브렉시트 강경론자로 총리 경선에도 참여했던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과 함께 사지드 자비드 현 내무장관, 맷 핸콕 보건부 장관, 리즈 트러스 재무부 수석 부장관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 중 트러스 부장관은 당대표 경선 초기부터 존슨 내정자를 지지했고, 나머지 3명은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락 후 존슨 내정자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또 다른 주요 각료인 외무장관에는 존슨 내정자와 총리직을 놓고 마지막까지 경쟁을 펼쳤던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이 유임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존슨 내정자는 외무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이란의 영국 유조선 나포 및 억류 등 시급한 해결을 필요로 하는 현안이 쌓여있어 헌트 장관의 유임으로 무게가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은 자리를 옮겨 내각에 계속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존슨 내정자와 함께 EU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고브 장관은 예상을 깨고 당시 당대표 경선 과정에 독자 출마를 선언, 존슨 내정자를 배신했던 전력이 있다.
존슨 내정자는 그러나 고브 장관의 능력을 높이 사 그를 내각에 계속 붙들어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화웨이 부품 사용과 관련한 국가안보회의(NSC) 논의 내용을 언론에 유출했다가 메이 총리로부터 해임된 개빈 윌리엄슨 전 국방장관은 존슨 내정자 경선 캠페인에서 활동한 만큼 다시 내각에 복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존슨 총리 내각에서 과연 여성 각료가 얼마만큼 중용될지다.
앞서 존슨 내정자는 선거유세 과정에서 보수당이 여성을 고취하는 정당이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헌트 외무장관이 경선 토론에서 이른바 '톱 4' 요직으로 불리는 재무장관, 국방장관, 내무장관, 외무장관 중 하나에 보수당 여성 하원의원을 임명하겠다고 밝히자 존슨 내정자 역시 동의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경선에서 헌트 장관을 지지했던 페니 모돈트 국방장관이 여성 각료로 계속해서 내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역시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대표, 에스더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의 기용을 점치는 이들도 있다.



앞서 일간 텔레그래프가 하원 도서관 자료를 분석한 데 따르면 영국에서는 1929년 이후 45명의 여성만이 내각 각료에 임명됐다.
마거릿 대처 총리는 1979년 첫 내각을 꾸렸을 때 자신 외에는 모두 남성으로 채웠다. 11년의 대처 총리 시절 기간 재닛 영 하원 원내대표가 유일한 여성 각료였다.
1990년 존 메이저 총리가 첫 내각을 구성했을 때는 여성이 없었다.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1997년 첫 내각을 남성 18명, 여성 5명으로 구성했고, 2007년 뒤를 이은 고든 브라운 총리는 남성 19명, 여성 9명으로 내각을 출범시켰다.
다시 보수당으로 정권이 넘어온 2010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내각은 남성 26명, 여성 5명으로 시작했다.
메이 총리는 2016년 남성 20명, 여성 7명으로 첫 내각을 꾸렸다.
여성 각료는 지난해 8명으로 늘어났다가 현재 다시 7명으로 줄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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