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도심서 송환법 반대 대규모 시위 다시 열려
대형 폭발물 제조 용의자 검거 속 긴장 고조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홍콩 도심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21일 다시 열렸다.
민주진영 단체들의 연합체인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하는 송환법 반대 시위는 이날 오후 3시(현시지간) 코즈웨이베이의 빅토리아공원에서 시작됐다.
30도를 넘는 뜨거운 날씨 속에서 참가자들은 빅토리아 공원을 출발해 완차이에 있는 복합 체육 시설인 사우던 플레이그라운드로 행진 중이다.
이날 시위는 주최 측 추산으로 각각 103만명, 200만명, 55만명이 참여한 지난달 9일과 16일, 이달 1일 시위에 이어 열리는 대규모 도심 집회다.
주최 측은 이날 5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찰은 이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검을 옷을 입은 시민들은 송환법 완전 철폐, 캐리 람 행정장관 사퇴, 경찰의 시위대 과잉 진압 조사와 처벌, 완전한 민주 선거제 도입 등을 요구하면서 행진했다.
시민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람 행정장관이 '송환법 사망'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지만, 시위대는 송환법 완전 철폐 외에도 다양한 요구를 하면서 홍콩 시민들과 정부 사이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다.
홍콩 정부가 추진했던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많은 홍콩 시민은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따라 홍콩이 누리고 있는 고도의 자치권이 크게 위협받고, '홍콩의 중국화'가 더욱 급속화될 것으로 우려해 거세게 반발해 왔다.
민간인권전선은 이날 당초 대법원 건물 앞을 최종 목적지로 삼으려로 했지만 경찰은 공공시설의 안전을 이유로 더 짧은 행진 경로를 택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서 일부 시위대가 공공 기관을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정부청사와 경찰청 등 건물 주변에 2m 높이의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시위를 앞두고 사상 최대 규모의 사제 폭발물 제조 사건이 불거지면서 홍콩에서는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홍콩 경찰은 19일 밤 췬안 지역의 한 공장 건물을 급습해 고성능 폭발 물질인 TATP(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 2㎏ 등 각종 무기를 소지한 27세 남성을 현장서 검거한 데 이어 관련 용의자 2명을 더 체포했다.
최초 체포된 용의자는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인 홍콩민족전선의 조직원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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