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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 '평화의 물결' 가른 난민 마르디니 "도쿄도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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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 '평화의 물결' 가른 난민 마르디니 "도쿄도 가고 싶어요"
내전 피해 시리아 떠난 뒤 '난민팀'·'독립선수'로 국제무대에…"책임감 느껴요"


(광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20 도쿄 올림픽에 난민팀 선수로 출전하려고 열심히 훈련 중입니다. 전 세계 난민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이달 초 시리아 출신 수영 선수 유스라 마르디니(21)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이다.
마르디니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최초로 꾸려진 '난민팀(Refugee Olympic Team·ROT)'의 일원으로 출전해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그는 여전히 난민을 대표해 물살을 가르고 있다.
시리아에서 수영 기대주로 꿈을 키우던 마르디니의 삶은 내전에 휩싸인 고향을 떠나야 했던 2015년 8월 거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레바논과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향하던 중 에게해를 건널 때 배에 물이 차 소형보트가 가라앉을 뻔한 위기에 처하자 언니와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3시간 30분가량 소형보트를 몸으로 밀며 구해냈다.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도착한 그는 이후 독일 베를린에 정착, 다시 수영장에서 세계 무대를 향한 도전을 준비했다. 리우에서 난민팀으로 올림픽에 출전, 꿈을 이뤘다.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엔 '난민팀' 대신 '국제수영연맹 독립 선수(Independant FINA Athletes·IFA)' 팀이 구성돼 마르디니도 그 일원으로 광주를 찾았다.

마르디니와 마찬가지로 시리아 난민 출신 남자 경영 선수 라미 아니스(28) 등 2명이 'IFA' 소속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국기가 아닌 FINA 로고가 선명한 수영모를 쓰고 21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100m 접영 예선 2조에서 경기한 마르디니는 1분 08초 79의 기록으로 조에서는 4위, 전체 52명 중엔 47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 첫 경기를 마치고 만난 마르디니는 "어깨 부상을 겪었고, 시차의 여파도 있었지만 괜찮았다. 1분 08초 대의 기록이 만족스럽지는 않으나 여기서 경기하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7년 부다페스트 대회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그는 "이 커뮤니티와 FINA의 사람들 모두 놀랄 만큼 훌륭하다. 그들은 우리 모두를 통합하려고 한다"며 "더 많은 선수와 알게 되고, 그들도 내 스토리를 알고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부모님까지 독일로 넘어가 함께 정착한 지 어느덧 4년.
유창한 독일어로 "독일에서 사는 것, 수영하는 것, 모든 게 좋다"며 미소 지은 마르디니는 "난민은 물론 나의 조국, 사는 나라 독일을 대표해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수영을 열심히 하고, 여기에 있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처음 와 본 한국에서 아직 많은 곳에 가보진 못했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친절하더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운 그는 25일 자유형 100m 예선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마르디니는 "자유형에서는 개인 최고 기록을 내는 게 목표다. 그리고 내년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 자격을 꼭 따내 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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