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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군 "'석유 밀수' 외국유조선 억류"…호르무즈 긴장 고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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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군 "'석유 밀수' 외국유조선 억류"…호르무즈 긴장 고조(종합)
14일 구조한 소형 유조선 리아호 가능성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란산 석유 연료를 해상 환적 수법으로 밀수하던 외국 유조선 1척을 법원의 명령에 따라 억류했다고 18일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유조선은 해상에서 이란의 소형 선박 여러 척이 운반한 석유 연료를 받아 이를 먼 곳에 정박한 다른 외국 배로 옮기려던 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방송도 혁명수비대가 이란 밀수업자에게 석유 연료 100만L를 사들여 다른 나라로 몰래 운반하려던 외국 유조선 1척과 선원 12명을 호르무즈 해협의 라르크 섬 남쪽에서 억류했다고 보도했다.
억류한 유조선의 선적이나 선주의 국적, 선명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4일 영국령 지브롤터 당국이 이란 유조선을 대시리아 제재를 위반했다며 억류한 지 열흘 뒤 이란의 외국 유조선 억류가 맞물리면서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한층 첨예해질 전망이다.
이 유조선은 지난 13일 심야에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꺼진 채 이란 영해로 이동한 파나마 선적의 리아호일 가능성이 있다.
소형 유조선 리아호는 13일 밤 11시께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중 AIS 신호가 끊겼다.
유조선 항로 추적업체 탱커트레커스는 16일 "리아호는 지난 1년간 두 해안(UAE 두바이와 푸자이라)을 오가며 다른 유조선에 해상에서 급유하는 역할을 했다. 14일 속도가 늦어지다 이란 영해에 처음으로 진입했고 AIS가 꺼졌다"라고 분석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푸자이라를 오가려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하고 라르크 섬도 이 항로와 가깝다.
이 업체는 리아호의 선주가 싱가포르 또는 UAE 회사로 보인다고 추정했으나 UAE 국영 WAM통신은 16일 "리아호는 UAE 회사 소유가 아니다. 리아호가 조난 신호를 송신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미국 AP통신은 16일 "이란이 리아호를 나포한 것으로 미국이 강하게 의심하는 상황이 됐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란 외무부는 "국제 규범에 따라 조난 신호를 받은 이란 군이 리아호를 견인해 수리하려고 이란 영해로 옮겼다"라고 반박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리아호를 구조한 뒤 조사 과정에서 석유 밀매 사실을 적발해 억류했다고 보도했으나 후속 보도에서 두 배가 동일한지는 확실치 않다고 수정했다.
혁명수비대는 "제1 작전해역(호르무즈 해협)에서 밀수를 단속하려고 순찰하던 우리 군함이 석유를 밀수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 배를 급습했고 법원의 체포 영장을 받아 억류 조처했다"라면서 구조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억류 소식에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거래 가격은 각각 0.8%, 0.6% 상승했다.
4일 이란 유조선이 영국에 억류된 이후 미국과 영국 정부는 걸프 해역에서 이란이 서방의 유조선을 보복성으로 나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란 지도부도 지브롤터 당국의 억류를 '해적질'이라고 규정하면서 이에 상응한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도 17일 이 사건을 지목하면서 "그런 범죄 행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걸프 해역에서 상선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 석유제품을 거래하는 관련국의 미국 주재 대사를 모아 19일 해양안보 계획을 설명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들 국가와 함께 이란의 나포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이른바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를 2주 안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중동산 원유를 주로 수입하는 지역이 아시아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 일본 등도 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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