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친부·노부부 살해 30대 사형 구형…"유영철만큼 잔혹"
공범은 무기징역 구형…"정신감정 결과 심신미약 아냐"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 서천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한 뒤 도주 과정에서 노부부까지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31)씨에게 사형이 구형됐다.
A씨는 조현병으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정신감정 결과 범행 당시 심신미약이 아니었다는 판단이 나왔다.
검찰은 18일 대전지법 홍성지원 제1형사부(김병식)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안이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렇게 구형했다.
김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34)씨에게는 "구체적으로 범행 방법과 대상을 알려주고 범행을 실시간 보고하도록 하는 등 적극 가담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으로 인해 살해된 피해자가 3명, 살인 미수에 그친 피해자가 1명, 살인 예비 2명에 이르며, 이들은 철저히 강도 살인을 준비하고 예행연습을 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범행했다"며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살인 행각과 유사할 정도로 범행이 잔혹하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된 피고인들의 악랄한 범행에 시민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B씨는 시신에 케첩과 마요네즈를 뿌리고 고문까지 하는 등 범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엽기적인 범행 장면을 보여주며 A씨를 부추겼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들을 조속히 검거하지 않았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천륜을 저버리고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범행한 피고인들에 대해 죄질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은 잔혹한 범죄라는 사실은 인정하나 편집성 조현병의 영향이 있어 B씨의 지시에 별다른 생각 없이 따랐던 부분이 있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별다른 전과가 없는 만큼 극형만은 면하는 판결을 바란다"고 말했다.
A씨도 "치료감호소에서 약을 먹으며, 깊이 반성하며 살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B씨는 "제가 살인을 시켰다면 A씨가 바보가 아닌 이상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며 "A씨의 협박에 의해 마지못해 도움을 준 것뿐이며 저도 피해자"라며 울먹였다.
앞서 지난 공판에서 A씨 측이 "편집증적 조현병으로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정신 감정을 의뢰한 부분에 대해서는 감정 결과 "'조현형 성격장애'는 있지만, 범행 당시 심신미약은 아니었다"는 판단이 나왔다.
재판이 끝난 뒤 A씨가 갑자기 옆에 앉아 있던 교도관에게 달려들어 폭행하면서 법정에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직원들이 A씨를 제지해 수갑을 채우면서 상황은 5분 만에 종료됐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25일로 예정됐다.
A씨는 지난해 12월 28일 서천군 장항읍에 혼자 사는 아버지(66)를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차례 찌른 뒤 코와 입을 막아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존속살인과 강도살인 등)를 받고 있다.
도주 중 인천에서 80대 노부부를 흉기로 살해하고 카드 등을 훔쳤으며 서울의 마사지 업소에 들어가 여성을 폭행한 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B씨는 범행 도구와 증거 인멸 방법 등을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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