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볼드윈 교수 "세계화 가속…디지털분야도 일반협정 필요"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기업이 기준 정하는 건 맞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다보스포럼 주제인 '세계화 4.0'을 화두로 띄운 리처드 볼드윈 스위스 제네바 국제경제대학원 교수는 "디지털 경제 분야에도 국제적인 거버넌스와 함께 일반협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처드 볼드윈 교수는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4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 발전과 관련 규제 흐름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미국에는 큰 IT 기업이 많은데,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면서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정치적 올바름을 먼저 결정한다는 걸 좋게 보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선출된 주체도 아니고 한쪽에 편중된 존재여서 규범 결정의 주체로서 맞지 않으며 오히려 정부가 참여해야 한다고 보는 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분야에도 국제적인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면서 "기업들이 표준을 만드는 데 있어 협력할 수 있고 공정경쟁이 가능하도록 도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화 4.0' 이후의 불평등이 가져올 사회갈등 유발 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세계화가 가져올 수 있는 이득과 손실을 공유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미국과 영국은 잘못된 방향으로 갔고 브렉시트와 포퓰리즘에 표를 던졌다"고 진단했다.
세계화가 되면 일자리가 없어질 수밖에 없어 정책적인 분배로서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AI가 등장하면서 오히려 더 평등해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물론 'AI 천재'가 재벌이 되겠지만 극히 작은 부분이고 일반인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악화하고 있는 한일관계가 세계화에 역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그쪽은 전문가가 아니다"라면서도 "국제환경에 의한 시스템적 문제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국제 규칙을 존중하지 않는다. 오바마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 전 강연에서 볼드윈 교수는 '세계화 4.0 시대, 기업의 미래'를 주제로 핵심 미래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강연 내용은 근로자들의 물리적·지리적 한계가 사라진 '사람 중심의 세계화'에 대한 설명과 이에 대한 진단으로 구성됐다.
그는 "세계화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고 세계화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을 높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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