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세계선수권 데뷔' 막내 김영택 "잠을 딱 두 시간 잤어요"
"큰 무대는 처음, 정말 떨렸다…주 종목 10m 플랫폼에서는 준결승 진출 목표로"
(광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너무 떨려서, 잠을 두 시간밖에 못 잤어요."
한국 다이빙 대표팀 막내 김영택(18·경기체고)은 세계수영선수권 첫 경기의 무게감에 짓눌렸다.
김영택은 17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3m 스프링보드 예선에서 356.65점을 얻어 57명 중 33위에 올랐다.
김영택의 주 종목은 10m 플랫폼이다. 성적에 크게 욕심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세계선수권 데뷔전을 앞두고는 많이 긴장했고, 경기를 시작한 뒤에는 욕심까지 생겼다.
김영택은 "너무 떨려서 잠이 오지 않았다. 두 시간만 자고 나왔다"며 "스프링보드에 오르니까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선생님들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할 수가 없었다. 욕심까지 부려서 아쉬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 데뷔전을 앞둔 날, 김영택의 친형 김영남(23)과 친형처럼 가까운 우하람(21·국민체육진흥공단)은 "욕심내지 말고 평소처럼만 하라.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도 말라"고 조언했다.
김영택은 "두 선배를 둔 건 정말 큰 복이다. 그런데 어제는 형들의 조언대로 되지 않더라"라고 웃었다.
이날 김영택은 몸을 비트는 트위스트 자세로 시작한 2차 시기에서 실수를 범해 39.00점을 받았다. 하지만 다른 시기에서는 무난한 연기를 했다.
큰 떨림을 경험한 김영택은 19일 주 종목인 10m 플랫폼 개인전에 나선다.
김영택은 "스프링보드 개인전에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했다. 주 종목을 뒤에 치르는 건 다행"이라며 "10m 플랫폼에서는 준결승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 어려운 목표지만,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영택은 "이제 잠은 푹 잘 수 있겠죠"라고 씩 웃었다.
처음은 늘 어렵다. 한국 다이빙의 간판 우하람도 처음 세계선수권에 나선 2013년 바르셀로나에서는 3m 스프링보드 21위, 10m 플랫폼 27위에 그쳤다. 그러나 경험을 쌓고, 시련을 견뎌내며 이제는 결승에 진출하는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김영택에게도 데뷔 무대의 떨림은 성장을 위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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