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단체 관람객에 시끌벅적해진 다이빙장…"조용히 해주세요"
선수가 다이빙대 올라선 순간에도 계속된 응원 소리…'관람 매너' 몰랐던 아쉬움
(광주=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관중 여러분들 조용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거듭된 장내 아나운서의 요청에도 경기장 내 함성은 한동안 잦아들지 않았다.
17일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3m 스프링보드 예선이 펼쳐진 광주 광산구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대부분은 단체 관람객이었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큰 함성과 박수를 부탁하는 경기장 사회자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했다. 선수들의 이름이 경기장에 불리기만 해도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쏟아졌다. 장내 분위기는 한층 활기차졌다.
문제는 이 환호성이 선수들이 다이빙대에 서는 순간까지 계속됐다는 것이다.
다이빙은 스프링보드, 혹은 플랫폼에서 발이 떨어진 후 2∼3초 사이 비틀기, 돌기, 구부리기 등 복잡한 동작들을 빠르게 해내야 하는 종목이다.
짧은 시간 동안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이빙대에 선 순간에는 관중의 '절대 정숙'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연기를 펼치기 전 경기장 전광판 곳곳에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뜨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장을 찾은 학생 관중은 '응원'에서는 최고였지만, '정숙'에는 소질이 없었다.
선수가 다이빙을 위해 등장하는 순간 시작된 관중의 응원 소리는 다이빙대 위에 선수가 올라선 이후에도 계속됐다.
장내 아나운서의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가 수차례 이어졌다. 점차 관중이 경기장 내 분위기를 파악하면서 소음 문제는 나아졌지만, 이미 경기는 반 이상 진행된 후였다.
이날 예선전을 치른 김영택(18·경기체고)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직 국내에서 다이빙이라는 종목이 생소한 종목이다 보니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다이빙이 사람들에게 좀 더 알려지면 경기장 매너도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으면서 뛰는 게 처음이었다"며 "오히려 기분이 좋고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이른 시간에도 객석을 채워준 단체관중은 분명 경기 분위기 고조에 큰 역할을 했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모두 그 종목에 대해 속속들이 알거나, 전부터 그 종목을 즐겨본 팬일 필요도 없다.
하지만 그 종목에서 지켜야 할 기본 관람 매너를 전혀 모른 채 경기장을 찾은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그 매너가 특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지킬 수 있는 '정숙'이라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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