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소위, 추경심사 착수…여야 대립에 건건이 보류(종합)
與 "日 보복조치 대응예산 증액해야" vs 野 "4조7천억원 삭감할 것"
시간강사 지원 등 줄줄이 의결 무산…'미세먼지 차감 숲 조성' 전액 통과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7일 여야가 합의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시한을 이틀 앞두고 예산안 조정소위원회를 가동, 추경안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소속 총 7명으로 구성된 예결소위 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6조7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에 대한 추경안 감액심사에 돌입했다.
밤늦게까지 진행된 감액 심사는 교육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예비심사를 완료한 3개 상임위원회 산하 부처 예산안을 대상으로 우선 진행됐다.
첫 안건은 교육부가 추진 중인 국립대학시설의 석면 제거 사업이었다. 정부는 기존 5천372억원 규모의 이 사업 예산에 220억원을 추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민주당은 정부안 원안 통과를, 한국당은 50%(110억원)를 감액하자고 맞서면서 첫 안건부터 의결이 보류됐다.
이어 올라온 국립대학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 건 역시 민주당은 원안 그대로를, 한국당은 10% 감액을 주장해 역시 의결은 이뤄지지 못했다.
시간강사 지원을 위해 기존 예산에 280억원을 증액하는 안을 놓고서도 여야는 팽팽히 대립했다.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강사 7만명 가운데 5만6천명을 제외한 1만4천명 정도가 어려움에 부닥쳐있다"며 "당장 2학기부터 강의에서 배제되는 분들에 대한 지원 성격을 지녔으니 소위에서 원안대로 의결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이는 강사로 고용되지 않은 박사급 인력을 대상으로 한 단기 지원사업이자 정책 실패를 무마하기 위해 국민 세금을 퍼주는 사업"이라며 "이런 생활비 지원 사업은 타당하지 않다. 280억원 전액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시간 강사분들이 갑자기 생활이 어려워졌다"며 "정책 기조를 바꾸겠다면 기존에 피해를 본 분들을 위한 이번 예산은 도와줄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행된 농림부 소관의 수리시설 개보수 사업·침수피해 방지를 위한 배수시설 설치 사업·농산물직매장 활성화 사업 등을 놓고도 여야는 각각 증액·감액을 주장하면서 줄줄이 의결이 보류됐다.
산림청이 218억원을 편성한 숲 가꾸기 사업의 경우에는 여당 의원도 "예산 심의를 하다 보면 제목을 잘 정해서 와야 하는 사업이 있다. 이렇게 산림 일자리 사업이라고 해서 오면 동의해주기 어렵다"(민주당 윤후덕 의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예결소위는 산림청 소관인 미세먼지 차감 숲 조성사업(150억원)은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목재산업시설 현대화 사업(4억원)도 원안대로 의결됐다.
앞서 여야 위원들은 본격 심사에 들어가기 전부터 신경전을 벌이며 진통을 예고했다.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늦었지만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오는 금요일(19일)에 추경안이 의결되기를 바란다"며 "추경이 심사되는 와중에 일본 경제보복 조치 대응 예산을 추가로 여야가 합의해 증액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우리 당은 산업고용위기지역, 강원 산불, 포항 지진, 저소득층 지원 부분은 추경에 반영하겠지만 이런 것들을 제외한 총 4조7천억원 규모는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은 "미세먼지, 재난과 관련한 추경 심사에 집중하겠다"며 "이번 추경이 추경 요건에 해당하는지, 본예산이 과연 제대로 활용돼 왔는지, 또 예비비로는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지도 따져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오는 19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 북한 목선 국정조사 등이 맞물려 시한 내 처리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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