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말·욕설에 심부름까지…학교 관리자, 교사 상대 갑질 여전
전교조 부산지부 설문 결과…갑질 사례 584건
휴가 사용 관련 조사에선 27.83% "불편"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지역 일부 학교에서 교장과 교감 등 학교관리자들이 교사 등을 상대로 한 '갑질'이 여전하다는 조사가 나왔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16일 오후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역 학교 관리자 갑질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청 업무 메일 시스템을 이용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2만6천여 교사 중 1천412명이 참여했고 갑질 사례 584건이 나왔다.
대표적인 학교관리자 갑질 행위를 묻는 주관식 문항에서 한 국공립 고등학교 교사는 전임 교감이 교무실에 교사들을 불러 작은 의자(생각하는 의자)에 앉혀 놓고 공개적으로 고성과 막말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자녀 결혼식에 방과후 학교 오케스트라 강사에게 휴일에 결혼식에서 축하 연주를 하게 했다고 갑질 사례를 적었다.
이 밖에도 유치원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질책하고 수업 시간에 반말을 하거나, 퇴근길에 관리자 옷을 세탁소에 맡겨달라고 심부름을 시키는 등 다양한 갑질 행위가 있었다고 전교조는 설명했다.
설문에 응답한 교사 중 27.83%가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연가, 조퇴, 외출 등)를 사용하는 데 여전히 불편함을 느끼고 있고, 24.16%는 반말이나 욕설 등 언어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인사상 불이익 경험을 묻는 말에 18.54%가 '있다'고 답했다. 11.77%는 특별휴가(육아시간, 모성보호 시간, 자녀 돌봄 휴가, 출산휴가 등)를 사용하는 데 불편하다고 했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대다수 학교 관리자들은 교육행정에 매진하고 있지만 일부 비양심적인 학교관리자들이 상식에 어긋난 갑질을 저지르고 있다"며 "시교육청이 직장 내 괴롭힘, 갑질이 나타나지 않도록 대면 결제를 금지하는 등 지도·감독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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