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트럼프, 인종차별주의 본색 드러나"
"트럼프 개인보다 공화당의 문제, 인종차별주의 팽배"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저명한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15일 진보계 초선 4명 의원을 매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인종차별주의에 바탕을 둔 백인우월주의자로서 본질이 드러났다고 혹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비난 발언으로 '진실의 순간'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항간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포퓰리스트'가 아니며, 또 그의 지지 기반은 국민의 경제적 불안감이 아니라 인종차별주의라고 못 박았다.
노벨상 수상자인 크루그먼 교수는 또 전혀 모호할 게 없는 명백한 인종차별주의인 그의 이번 발언이 트럼프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공화당 전체에 관한 것이라면서 공화당은 근래 인종적 적대감을 정치에 이용해온 전통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초래할 역풍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크루그먼 교수는 공화당이 트럼프의 발언에 사실상 침묵하고 있는데 대해 "이러한 비겁함은 충분히 예견됐던 것"이라며 공화당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결정을 내린' 공범으로 간주했다.
NYT는 별도 분석 기사에서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침묵하고 있는 것은 인종 문제를 2020 선거전략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주 공화당 소속 테네시주 빌 리 지사가 남북전쟁 당시 남군 장군인 네이선 베드퍼드 포리스트 기념일을 지정한 사실을 거론했다.
포리스트가 유능한 군인이기는 하지만 흑인 포로들을 학살한 전범이자 백인 우월결사 단 '큐 클럭스 클랜'(KKK)의 창설을 도운 테러리스트라면서 마치 독일이 나치의 유명한 장군을 기념하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4명의 의원에게 '범죄가 만연한' 모국으로 돌아가라고 매도했음을 지적하면서 범죄에 대한 그의 이러한 고정관념이 또 다른 인종차별주의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색인종과 범죄를 연결 짓는 것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뿌리 깊은 교조와도 같은 것이나 이들의 믿음을 뒷받침할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크루그먼 교수는 반박하면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학살'은 마약과 자살, 알코올 중독 등 교육 수준이 낮은 백인층에서 발생하고 있는 '좌절의 죽음'이 요인이나 이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구미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어 민주당은 인종차별주의를 즐기고 있는 공화당의 이러한 본질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조 바이든을 비롯한 민주당 대선후보들에 공화당에 팽배한 인종차별주의에 맞설 것을 촉구했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