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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 여자수구 진만근 코치 "봐주지 않은 헝가리, 오히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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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 여자수구 진만근 코치 "봐주지 않은 헝가리, 오히려 고마워"
완승한 헝가리 감독 "살살하라고 했는데, 선수들이 말을 듣지 않았다"
진 코치 "전력으로 안 하면 시합 아냐…남은 경기 '한 골'에 계속 도전"



(광주=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이렇게 많은 분이 와주시다니, 감격스러운 마음입니다."
한국 여자 수구 대표팀을 지도하는 진만근 코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14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펼쳐진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개최국 자격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수구 종목에 처음으로 출전한 한국은 '강호' 헝가리에 0-64(0-16 0-18 0-16 0-14)로 완패했다.
불과 2개월 전만 해도 한국에는 여자 수구 대표팀이 없었다. 여자 수구 전문 선수도 없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급히 모인 13명의 선수는 한 달 반의 연습만을 거친 후 헝가리를 상대했다.
헝가리에서 수구는 '국민스포츠'로 불린다. 남·여 수구팀의 경기력은 세계 정상을 다툰다. '벼락치기 훈련'으로 넘기에는 너무 높은 벽이었다.
예견된 패배였지만 관심은 뜨거웠다. 사상 첫 여자 수구대표팀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관객이 경기장을 찾았다. 곳곳에서 플래카드와 태극기도 보였다.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계속된 실점 행진에도 관객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골키퍼의 선방에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이를 지켜본 진만근 코치의 마음은 벅차올랐다.
경기 후 진 코치는 "울컥한 기분이다. 많은 분이 경기장을 찾아 주셨다"며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대부분이 10대에디 모두가 경영 선수 출신인 한국 대표팀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진 코치는 "수구 경기는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 한 경기에 헤엄치는 거리만 1천600m가량 되고 몸싸움도 격하다"며 "대부분이 단거리 선수 출신임에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싸워준 선수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단 분위기는 좋다. 다음 경기에서 더 잘하면 된다고 서로를 다독이며 의기투합하고 있다"며 "남은 경기에서 꼭 골을 넣고 이번 경기보다 점수 차를 줄여보겠다"고 다짐했다.


경기 후 헝가리의 어틸러 비로 감독은 "너무나 쉬운 경기였다"며 "남은 경기를 위한 좋은 준비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살살하라고 했는데, 말을 듣지 않았다"며 "골을 그만 넣으라고 지시할 수는 없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이 인터뷰 내용을 들은 진만근 코치는 "오히려 봐주지 않은 것이 우리에게는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물론 봐줬다면 점수 차는 덜 났겠지만, 그건 진정한 시합이 아니다"라며 "전력으로 우리와 싸워줘 고맙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첫 경기를 마친 한국 여자수구 대표팀은 16일 러시아와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trau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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