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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각오 단단히 하는 분위기"…日규제 추가 대응방안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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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각오 단단히 하는 분위기"…日규제 추가 대응방안 고심
文대통령, 전남서 '이순신' 언급…'對日 메시지 수위 고조' 해석 나와
靑 관계자 "日 조치 철회 최선이나 정책실 중심 추가 대응 준비"
美에 한일관계 중재 요청 등 국제무대 여론전 강화할 듯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조기에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현 상황이 장기화하면 한국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에 덧붙여 일본의 조치가 정당성을 결여했다는 판단에 따라 더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기류도 읽힌다.
일본 측이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로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위반'을 시사한 것과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지난 12일 '실제 위반사례가 있는지 한일 양국이 동시에 국제기구 조사를 받자'고 제안한 것은 청와대의 단호한 입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당초 청와대와 정부는 맞대응을 최대한 자제해 전면전을 피하고자 했으나, 일본이 사실을 왜곡하는 등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자 '국제기구 조사'라는 강경 카드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셈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무역보복 조치를 장기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며 "우리는 이 사태에 대해 각오를 단단히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도 서서히 수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일본 측의 조치 철회와 양국 간 성의 있는 협의를 촉구한다"며 "한국 기업이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면 우리 정부도 필요한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남 미래경제 비전 보고회 참석차 전남 무안을 찾아 "전남의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고 밝혔다.
'이순신 장군'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여전히 원만한 사태 해결을 기대하면서도 일본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보복성 조치를 철회함으로써 양국 관계가 발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 해법"이라면서도 "정책실을 중심으로 추가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계속 검토하고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청와대가 앞으로 중점 추진할 대응 조치 중 하나로는 미국에 한일 간 중재를 요청하는 것을 포함한 '여론전 강화'가 꼽힌다.
일본의 규제 조치로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할 경우 미국 스스로 '결코 득이 될 게 없다'는 손익계산을 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으면 안보협력 문제를 비롯해 미국이 구상하는 동북아 질서 유지에 좋을 게 없지 않겠는가"라며 "미국이 이번 상황을 방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 조정관도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을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이 우리의 문제의식에 완벽히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측이 한일 간 중재와 관련해 선뜻 입장을 내놓을 상황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이번 조치가 '국내 정치용' 성격이 다분한 만큼 오는 21일 참의선 선거 이후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청와대는 장기전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인 불화수소(에칭가스)를 한국 기업에 공급할 수 있다고 한 러시아의 제안을 정부가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도 이런 기조를 반영하는 것으로 읽힌다.
청와대와 정부는 전날 러시아로부터 실제로 이런 제안이 있었고 이 사안을 정부가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언론에 확인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의 조치 후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업계 역시 러시아산 불화수소의 품질이 검증만 된다면 대체재로 이를 진지하게 검토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kj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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