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새 내각…군부 인사 요직·군 막강 권한 그대로
쁘라윳 총리 국방장관 겸임·군부 부총리 3명 유임
연정 참여 정당 과다·'턱걸이 과반'에 단명 전망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쁘라윳 짠오차 '2기 내각'이 진통 끝에 모습을 드러냈다.
쿠데타로 등장한 군부정권의 5년여 통치를 마감하는 지난 3월 총선을 통해 구성된 내각이다.
군부정권 주요 인사들이 여전히 요직을 차지하고, 인권침해라는 지적을 받았던 군의 막강한 권한도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에서 '군부정권 2기'라는 평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11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왕실 관보는 전날 쁘라윳 총리가 제출한 36명의 내각 명단을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새 내각에서 쁘라윳 총리는 국방장관을 겸임하면서 권력을 더 강화했다.
부총리의 경우, 쁘라윗 왕수완 부총리를 포함해 군부정권 시절 부총리 3명이 유임됐다.
나머지 두 자리는 연립정권에 참여하는 민주당과 품짜이타이당 대표에게 각각 돌아갔다.
내각 멤버로는 연립정부를 주도한 팔랑쁘라차랏당 출신이 14명, 민주당과 품짜이타이당이 각각 6명 등을 차지했다.
새 내각은 다음 주부터 공식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쁘라윳 2기 내각은 '단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원 과반 달성을 위해 군소정당까지 끌어들이는 바람에 연립정부 참여 정당 수가 많아진 데다 이들의 총선 공약도 제각각이어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삐걱거릴 소지가 다분하다.
또 하원 500석 중 연립정부 의석이 254석으로 쁘라윳에 반대하는 진영의 246석보다 8석 많은 과반에 불과한 것도 단명을 점치는 요소 중 하나다.
한편, 새 내각 출범에 앞서 쁘라윳 총리는 군부정권 시절 발동한 500개 이상의 행정 명령 중 66개를 철회하면서도 군부의 막강한 권한은 그대로 유지하도록 해 인권단체들로부터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쁘라윳 총리의 방침에 따라 태국군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의심되는 이들에 대해서는 기소 상태가 아니라도 최장 일주일간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유지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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