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샷 원킬' 인재영입 시동…'원팀' 유지에 부심
내주 초 최고위서 첫 공식 논의…"물밑 의사타진은 이미 시작"
양정철·백원우 역할 주목…최재성 등 중진 관여도 거론
이해찬 위원장 맡아 '그립' 강화할 듯…친문 쏠림 경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인재영입 작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10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최고위원들은 오는 16일께 비공개회의를 열어 인재영입을 비롯한 총선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고위원들이 인재영입의 방향과 목표, 인재영입위원회 출범 시기와 구성 방식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 1일 중앙위원회에서 총선 공천룰이 확정된 후 당 지도부 차원에서 총선 전략을 본격 논의할 때가 됐다는 일부 의견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6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 직후 출범할 것으로 보이는 인재영입위원회를 둘러싸고 당 안팎에선 벌써 여러 가지 설이 무성하다.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것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역할론이다.
민주연구원을 '총선 병참기지'로 규정한 양 원장이 정책과 공약 준비뿐만 아니라 인재영입 실무도 총괄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일찌감치 나왔다.
여기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민주연구원장 부원장으로서 양 원장과 '콤비'를 이뤄 인재영입 후보군을 폭넓게 만나고 설득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문재인 정부 초반 청와대에서 백 부원장과 인사 문제로 소통했던 김봉준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인재 풀'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기여할 전망이다.
이 밖에 최재성 의원 등 '전략통'으로 꼽히는 중진들이 인재영입 작업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유한국당이 지난 3월부터 인재영입위원장을 임명하고 구체적인 인물 영입까지 언급해온 것과 비교할 때 타이밍이 다소 늦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경선을 준비 중인 예비 후보들이 이달 말까지 권리당원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점을 고려해 인재영입 공식화 시점을 일부러 뒤로 미룬 측면도 있다.
이해찬 대표가 공천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현역 의원 전원 경선과 전략공천 최소화 방침을 거듭 천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다만 인재영입위원회 공식 출범과 별도의 물밑 작업은 진행 중이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중도층의 지지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외교·안보·국방·경제 등 보수진영보다 비교적 취약한 분야의 전문가를 충원하려는 것이다.
민주당은 또 한국당처럼 수천 명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인물을 추리는 상향식 영입이 아니라 당에 필요한 자원을 콕 집어 설득하고 전격 공개하는 '원샷 원킬' 방식을 고수할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에서 영입할 만한 사람을 만나서 의사를 타진하는 일은 벌써 시작했다"며 "데드라인이 있는 작업은 아니니까 여유 있게 두루 만나 대화해보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는 "인재영입은 한국당처럼 하는 게 아니다"라며 "드러나지 않게 추천받고 본인 의사를 확인해 깜짝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원팀' 대오 유지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등 특정 계파가 인재영입과 공천을 주도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도록 관리해야 당내 분란을 막고 총선 승리를 견인할 수 있다는 일관된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공천룰을 확정하면서도 "민주당은 60여년 역사상 가장 단결된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철통같은 단결'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을 직접 맡고, 무게감 있는 중진들이 위원들로 포진해 계파색을 흐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도 단합을 우선시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윤호중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인재영입과 관련해선 그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자기중심으로 끌고 가려는 입 싼 사람들이 스스로 자기 앞길을 막고 있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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