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수도', 한국영화에 빠지다…브뤼셀영화제 '서울' 주제 개막
내달 11일까지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해 32편 잇달아 상영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의 수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고전 영화부터 최신 영화까지 한국 영화 100년의 흐름을 소개하는 '영화 한류 축제'가 9일 개막했다.
브뤼셀 시청과 브뤼셀의 예술극장 시네마갤러리는 이날부터 내달 11일까지 개최되는 '브뤼셀 여름 영화제'(L'HEURE D'ETE)의 주제로 '서울'을 정하고 한국 영화 32편을 잇따라 상영한다.
영화제 측은 매년 한 나라의 도시를 선정해 영화를 통해 그 도시와 나라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관객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8회째인 올해는 한국 영화 100년을 맞이해 이를 기념하는 의미로 영화진흥위원회와 주(駐)벨기에·유럽연합(EU) 한국문화원(원장 최영진)과 손잡고 한국 영화 축제를 마련했다.
프레데릭 코르네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국 영화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영화제의 주제를 서울로 잡았다"면서 "2년 전부터 이를 준비해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현대 영화 중 가장 다양한 영화 세계를 제시하는 한국 영화를 조명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영화제는 이날 오후 8시 브뤼셀 시내 UGC 극장의 엘도라도 상영관에서 개막식을 가진 뒤 개막작으로 김지운 감독의 '놈, 놈, 놈'을 상영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이날 개막식에는 1천여명의 관객이 상영관을 꽉 메워 유럽의 심장부에서 부는 '영화 한류 바람'을 실감하게 했다.
김지운 감독은 개막작 상영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놈,놈,놈'은 한국의 시각에서 웨스턴(서부영화) 장르를 만들어본 것"이라면서 "'김치 웨스턴' '비빔밥 웨스턴'의 재미를 마음껏 즐겨보시라"고 말했다.
김형진 주벨기에·EU대사는 "영화를 통해 한국과 벨기에가 상대방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관계를 증진해 나가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놈,놈,놈'을 비롯해 '시'·'버닝'(이상 이창동 감독), '올드보이'·JSA'(이상 박찬욱 감독) '부산행'(연상호 감독), '설국열차'·'살인의 추억'(이상 봉준호 감독), '추격자'(나홍진 감독), 하녀(김기영 감독), 애니메이션 소나기(안재훈 감독) 등 한국의 대표적 영화 32편이 상영된다.
또 영화제 기간에는 한국 영화 100주년을 조명하는 기념전시, 크로스오버 연주밴드 '앙상블 제로'의 시네-콘서트 등 다양한 특별행사도 마련됐다.
특히 오는 19일 오후 10시를 비롯해 이번 영화제 기간에 모두 9차례에 걸쳐 한국 영화 야외상영회도 이뤄진다.
한편, 현지 언론들도 서울을 주제로 한 이번 브뤼셀 여름 영화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벨기에 프랑스어권의 최대유력지인 '르스와르'(Le Soir)는 이번 영화제를 '서울을 발견할 수 있는 여행을 위한 여권'이라고 소개했다.
또 다른 프랑스어 신문인 '라리브르벨지크'(La Libre Belgique)는 90년대 이후 한국 영화를 '새로운 물결'이라고 표현하며 봉준호 감독과 김지운 감독의 회고전을 영화 애호가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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